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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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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나경원, 동작을 탈환 나섰다 [금배지 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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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원정대-27]
나경원 前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1년여 야인 생활 마치고 재기 도전
동작을 이기면 ‘5선 중진’ 타이틀
이수진·추미애 등 ‘女판사 대결’ 주목

“정치, 힘 유지 위한 수단 전락
다시 생명력 불어넣어야”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Q. 나경원에게 정치란?

목적이 아닌 좋은 세상을 만드는 수단. 어쩔 수 없이 낙오된 사람들의 손을 잡고 가는 것.

Q. 나경원에게 금배지란?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할 수 있는 플랫폼.



매일경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울 동작구 지역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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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지 않게 벌어졌던 여러 사건들이 이제 하나하나 정리돼가는 느낌이 듭니다. 지난 1년은 스스로 단련하는 시간이었어요. 지역주민과, 국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이기도 했고요. 다 피와 살이 됐어요.”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년 간의 소회’를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답하며 빙긋 웃어 보였다. 그는 지난해 1월 뜻밖의 논란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장관급)을 내려놓고 1년 넘게 중앙정치 무대를 떠나 있었다. 당 대표 출마도 무산됐다. 그 기간 여당인 국민의힘은 여러 사건·사고 속에서 표류했다. 이준석·김기현 등 2명의 당 대표가 불명예 퇴진했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시나브로 ‘전국적 인지도·수도권· 여성·4선 중진’이라는 정치적 프리미엄을 가진 나 전 원내대표의 존재감이 커졌다.

최근 서울 동작구 지역 사무실에서 만난 나 전 원내대표는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해 “요새 정치를 자신을 힘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쓰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정치가 정치의 역할을 못하고 혼탁해지는 것 아닌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최근까지 고전했던 여당에 대해서도 “공천 과정을 통해 역동적이면서 개혁적인 당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뼈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서울 동작을
나 전 원내대표가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서울 동작을은 이번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나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 현역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략 공천 가능성이 거론되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모두 여성 판사 출신으로 벌써 화제에 오르고 있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추 전 장관 14기, 나 전 원내대표 24기, 이 의원 31기 순이다. 일각에서 민주당의 또 다른 전략 공천 후보로 거론되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포함해도 여성 정치인 간 대결 구도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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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선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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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을은 1988년 이후 치러진 10차례의 국회의원 선거(보궐 포함)에서 보수·민주 계열 후보가 각각 다섯 차례 당선된 대표적 ‘스윙 보터(swing voter)’ 지역이다. 한국 정치계의 거물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상도1동에 자택을 뒀던 관계로 YS계 정치인들을 ‘상도동계’라 부르기도 했다. 그 외에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등 여러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사표를 던졌던 곳이다.

아파트 단지가 많은 흑석동과 사당2동은 보수색이, 다세대 주택 등이 혼재한 사당 1·4·5동은 진보색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표심이 엇갈리는 사당3동과 상도1동에서 어느 후보가 승리하느냐가 이 지역의 승자를 결정지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누가 상대든 상관 없어···저와의 싸움”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이수진 의원에게 약 6%포인트 차이로 낙마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며 5선 도전에 청신호를 켠 상황이다.

지난 6~7일 리서치앤리서치와 여론조사공정이 펜앤드마이크 의뢰로 진행한 지역구 여론조사에서는 나 전 의원이 이 의원(47.9% 대 39.0%), 추 전 장관(47.6% 대 37.7%)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동작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 대상, 응답률 6.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나 전 원내대표가 중앙 정치무대에서 비켜나 있던 시간 동안 지역구에서 착실히 기반을 닦은 성과라는 평가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국민의힘 당무감사 결과에서 원외 인사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이 의원은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농단 사건 무죄 판결을 통해 ‘자신이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는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났고,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이다. 전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권익을 지킨 사람”이라며 “누가 오든지 간에 상관 없다. 저와의 싸움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나 전 원내대표는 △교육특구 동작 △사통팔달 동작 △쉼이 있는 동작 등 3개 부문에 걸친 지역구 공약을 내놨다. 신설 흑석고 등에 사고력 계발에 도움이 되는 국제바칼로레아(IB) 과정 도입, 이수·과천 복합터널 건설, 지역 내 어디든 도보 15분 안에 도서관·공원·체육관·수영장을 갈 수 있게 한다는 구상 등이 포함됐다.

“韓 ‘586 운동권 심판’ 메시지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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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원내대표.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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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말 취임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미래 권력이 당 내에 있는 편이 좋다”며 “한 위원장의 비대위 체제가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 총선엔 ‘586 운동권 정치 심판’이 들어가야 한다. 한 위원장의 등장으로 심판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본다”며 한 위원장의 ‘운동권 정치 청산’ 구호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지난 7일 녹화 방송된 윤석열 대통령 신년 대담에 대해선 “담담하게 말씀하신 것 같다”며 “(김건희 여사 명품 수수 논란에 대해) 재발 방지 의지는 있어 보였다. 평가는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현재 당의 상황, 그리고 공천 과정에 있어서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정당이란 건 꿈틀대는 생명력이 있어야 하고, 스펀지처럼 국민의 마음을 담아내야 한다. 근데 지금까지 당이 너무 경직돼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공천 등을 거쳐 보다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담고, 그런 다양성 속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함께 지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품격이 달라지듯이, 당도 누구의 헌신과 기여를 기억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실 출신이나 장·차관급은 양지로, 청년·신인들은 험지 출마로 몰린다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엔 “안타깝다”며 “역량을 갖춘 분들이 험지로 나가서 싸워주고 영토를 확장해야 하는데, 그런 자세가 부족하다면 국민들도 외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선된다면 ‘한국형 헝가리 저출산 대책’ 1호 법안으로 발의”
최근 총선을 앞두고 저출산 문제가 정치권의 화두가 되며 나 전 원내대표가 과거 제기했던 의제인 ‘헝가리식 해법’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신혼부부에게 2억원을 연 1% 수준의 초저금리로 20년 만기 대출해주고, 자녀를 1명 낳을 때마다 원금을 3분의1씩 탕감해주자는 파격적 아이디어였다.

나 전 원내대표는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으로 있을 때 고민을 많이 했던 정책으로, 시급하게 도입을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며 “다시 국회에서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1호 정책으로 발의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금배지 원정대’는 2024년 4월 열리는 22대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인을 소개하고, 해당 지역구를 분석해보는 매일경제신문 정치부의 기획 연재물입니다.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신인까지 집중 추적해 유권자 여러분의 선택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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