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인니 대선서 프라보워 승리선언 …'조코노믹스 3.0' 시대 열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 기호 2번으로 출마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왼쪽)와 러닝 메이트인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솔로 시장이 표본 조사 개표 결과 득표율이 60%에 육박하는 것을 확인한 뒤 "이 승리는 모든 인도네시아인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구를 기준으로 '세계 3위 민주주의 국가'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대선이 14일(현지시간) 치러졌다.

이날 개표 시작 후 줄곧 크게 앞서나간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는 개표 막바지에 자카르타 중부 스나안의 한 체육관에서 지지자들에게 "표본 개표 결과 과반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승리는 모든 인도네시아인의 승리"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인디케이터 폴리틱은 인도네시아 서부시간 오후 8시 30분 기준 87.1%가 진행된 표본 개표 결과 프라보워가 57.98%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는 25.52%, 간자르 프라노워 후보는 16.5%를 기록했다.

다른 조사기관들도 70~80%대 개표율을 보이는 가운데 프라보워가 57~60%의 득표율을 기록,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표본 개표 결과는 이날 자정께 발표될 예정이다.

프라보워가 표본 조사처럼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 결선 투표 없이 1차 선거에서 차기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다.

이번 대선은 10년 만에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최대 경제대국의 대통령이 바뀐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프라보워 현 국방장관, 아니스 전 자카르타 주지사, 간자르 전 중부 자바 주지사 등 3명이 맞붙었는데 프라보워는 2014년과 2019년에도 대선에 출마했지만 '정적'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 밀려 낙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해 함께 선거를 치르면서 지지율 80%에 육박하는 조코위 대통령의 '후광'을 얻었다.

표본조사 결과에서 낙선한 것으로 나온 아니스 바스웨단(54) 후보와 간자르 프라노워(55) 후보는 최종 개표 결과를 기다려 보겠다면서도 대선 기간에 '구조적이고 조직적인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견됐다며 불복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유권자가 2억500만명에 이르고 투표소만 전국 82만여 개에 이르다 보니 개표에만 1개월 이상이 걸린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히퉁 츠팟(hitung cepat·신속 집계)이라고 불리는 표본 개표를 통해 미리 선거 결과를 예측한다. 표본으로 지정된 투표소의 투표함을 선관위가 지정한 조사기관들이 개봉해 집계하는 방식이다.

매일경제

최종 선거 결과는 내달 20일께 발표된다. 프라보워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오는 10월 20일 5년 임기의 인도네시아 8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세 후보가 제시하는 경제 부문 공약인 산업 고도화, 재생에너지 전환, 인프라스트럭처 개발 등은 현 조코위 정부의 노선과 유사하다.

조코위 대통령이 공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는 프라보워 후보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모두 그대로 이어 나갈 것을 공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승리 시 사실상 조코위 2기의 연장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코위 정부는 임기 내내 자원 무기화를 도모해왔다. 전기차에 필수인 니켈 등 핵심 광물 수출을 제한하고, 전기차·배터리 공장 유치를 추진했다.

프라보워 후보도 자원 수출을 제한해 가공무역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니켈 공급 과잉을 방지하기 위해 '신규 니켈 제련소 허가 제한'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조코위 정부의 자원민족주의 노선을 계승해 자원 무기화를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조코위 정부의 핵심 정책인 수도 이전을 그대로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대외정책에 있어서 프라보워 후보는 인도네시아 특유의 중립적 비동맹 기조를 언급했다. 프라보워 후보는 지난달 TV토론회에서 "국제 무대에서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에 세 번째 도전하는 프라보워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지지율로 1차전에서 승리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전체 투표수의 과반과 절반 이상의 주(州)에서 20% 이상 득표에 실패하면 6월 26일에 2위 후보와의 결선투표에 돌입한다.

이날 공식선거 결과는 한 달 넘게 개표가 진행된 뒤 오는 3월 20일에 발표되고, 헌법재판소 판단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신임 대통령은 오는 10월 20일 취임할 예정이다.

한편 2억500만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참여하는 이번 인도네시아 선거는 사전투표 없이 단 하루 만에 직접 선거를 진행해 '세계 최대의 1일 선거'로 꼽히고 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인도네시아 전국 82만여 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이번 선거에서는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 상·하원 의원, 지방의회 의원 등 2만명이 넘는 선출직에 대한 투표가 진행됐다. 전체 출마 후보는 26만명이며 투표관리원 수만 570만명에 달했다.

[신윤재 기자 / 김제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