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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후배 응원하지만, 환자부터…" 24시간 비상근무하는 이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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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경기도 부천 뉴대성병원. 사진 뉴대성병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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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반 병·의원은 정상 운영 중입니다.”

서울 동대문구는 이런 내용이 담긴 ‘동대문구 의료기관 이용 안내’ 메시지를 24일 구민에게 보냈다. “전공의 파업 등 의료계 집단행동이 지속해 환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면서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시작한 뒤 맞은 첫 주말인 이날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한 지역 1~2차 병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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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대성병원의 사내공문. "24시간 비상근무 체계로 전환해 운영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 뉴대성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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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뉴대성병원은 ‘24시 부천 시민건강 비상진료반’을 전날(23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소화기내과·신장내과·심장(순환기)내과 등 16과목 각 진료과 전문의가 24시간 응급실 근무 또는 ‘온콜(on-call·전화 대기)’을 하면서 비상진료체계에 들어간 것이다. 이날 응급실을 24시간 지키는 안형진 뉴대성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장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안 센터장은 “정부 정책에 동조해 24시간 근무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의료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보다 질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Q : 첫 주말 응급실 상황은 어떤가.

A : 환자가 평소보다 많이 오고 있다. 환자들이 (대학병원 진료가 어렵다는) 뉴스를 보고 일단 진료가 되는 주변 병원으로 오는 것 같다.

Q : 소방 연락도 많이 오나.

A : 119구급차나 사설 구급차(EMS)도 환자와 마찬가지로 열려 있는 병원을 찾아오고 있다.

Q : 비상진료체계는 어떻게 운영되나.

A : 전문의 1명이 무조건 병원에 24시간 상주하며 환자를 직접 보게 된다. 다만 이 전문의가 모든 과의 환자를 다 볼 수는 없다. 병원 각 과의 전문의가 17명 정도 되는데, 당직 의사가 이들에게 연락하며 24시간 대응하기로 했다.

Q : 병원에 있는 전문의가 다른 전문의와 협진한다는 뜻인가.

A : 그렇다. 당직 의사가 대기 중인 의사에게 유선으로 연락하는 진료 방식이다. “내가 보기엔 이런 데 해당 질환의 전문의인 당신이 보면 어떻냐”고 묻는 것이다. 만약 입원이 필요하다면 환자가 먼저 입원한 다음 담당과 전문의가 출근했을 때 환자 인계가 이뤄진다.

Q : 비대면 진료를 바로 도입하는 게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A : 병원에서 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 발표가 급작스러운 측면이 있다. 현재 비대면 진료에 완전히 찬성하는 입장도 아니다. 환자를 직접 본 의사가 다른 의사에게 연락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안 센터장은 “국가 재난 상황에서 이 병원 전문의들은 전공의·의대생의 잘못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밀어붙이는 현재 상황이 굉장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입장에 동조해 비상진료체계를 도입하는 게 아니다”라며 “선배 의사로서 후배를 응원하지만, 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쳐 잘못되는 걸 일단 일선에서 막겠다는 생각으로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Q : 집단사직을 이해한다는 것인가.

A : 우리의 선택이 그들과 반대인 게 아니다. 환자가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선까지 노력하자는 것이다. 원만하고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우리가 버티는 데 도움이 되자’는 생각으로 비상근무를 시작했다.

Q : 병원에 있는 전문의 모두가 동의한 일인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도움되는 데까지 해보자’는 의견에 전원 합의가 있었다. 병원을 구성하는 의사 절대다수가 30대라 체력도 괜찮고 목소리도 적극적이다.

Q : 24시간 비상근무가 쉽지 않을 것 같다.

A : 어렵다. 아직 지칠 정도는 아니지만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장기화하면 몸으로 느껴질 것이다.

안 센터장은 “(진료 공백에 따른) 피해를 환자가 보게 되면 의사가 정부나 환자 양쪽에 욕을 먹게 될 텐데, 그런 결과가 최악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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