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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고성·욕설에 삭발식까지…몸살 앓는 국민의힘 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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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심사 탈락한 예비후보들 당사로 모여 항의
송숙희 사상 예비후보 삭발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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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송숙희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삭발 후 항의하고 있다. /여의도=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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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여의도=김세정 기자]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이 연일 시끌벅적하다. 4.10 총선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당사 앞으로 모여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연일 성토를 쏟아내고 있어서다. 오랜 시간 준비했음에도 당의 결정으로 한순간에 출마가 좌절된 이들은 1인 시위와 집단 항의, 심지어 삭발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송숙희 예비후보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삭발을 했다. 공관위는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한 사상에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단수공천했다. 사상구청장 출신인 송 예비후보는 "일방적 단수공천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김대식 후보를 단수 공천한 근거가 무엇인지 납득할 수가 없다"라며 경선을 요구했다. 송 예비후보는 삭발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한동훈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당사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제지당했다.

대전 중구에서 오랜 기간 지역을 다져온 이은권 예비후보 측도 이날 당사를 찾았다. 앞서 공관위는 대전 선거구 7개 중 6개 선거구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중구만 보류했다. 이후 22일 후보자 추가 공고가 올라오자 당 안팎에서는 중구 출신인 최명길 전 의원이나 영입인재 채원기 변호사를 공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이 예비후보의 지지자들은 "대전 중구 전략공천 즉각 철회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당사에서 나온 채 변호사를 향해 욕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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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성산의 김석기 예비후보도 당사 앞에서 이틀째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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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남해·하동 지역구 경선 명단에서 배제된 박정열 예비후보도 이날 당사 앞을 찾아 항의했다. 공관위는 해당 지역구 경선 후보로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차장, 조상규 변호사, 이철호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노동위원회 부위원장 등 3인의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한 바 있다. 조해진 의원이 지역구를 옮기면서 전략공천을 받은 김해을의 박진관 예비후보도 "한동훈 위원장님 말 좀 들어주세요"라는 피켓을 든 채 시위를 하기도 했다.

강기윤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게 된 창원 성산의 김석기 예비후보도 당사 앞에서 이틀째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더팩트>와 만난 그는 "31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두 달 정도 출마를 준비했다. 지역의 당 지지율에 비해 강 의원 지지율은 절반밖에 안 된다. 단수추천을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강 의원의 추천에는 아무런 근거나 기준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의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김석기 예비후보는 단수공천이 자신 같은 정치 신인들의 정치권 진입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에서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했고, 단수 추천을 위해선 기준과 원칙을 정하지 않았나. 기준에 하나도 맞지 않는 단수추천은 시스템 공천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만희 의원이 단수추천을 받게 된 경북 영천·청도의 김경원 예비후보도 "납득이 어려운 정도가 아니다. 17년 동안 고향에서 출마 준비를 해왔다. 경선을 하면 되지 않나"라고 했다.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공천을 확정받으면서 탈락하게 된 김석훈 안산 상록갑 예비후보는 "경선에서 지면 깨끗하게 장 전 기획관을 돕겠다"며 경선을 요구했다. 상록갑 당협위원장 출신인 김석훈 예비후보는 험지로 평가되는 안산에서만 25년간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를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5개월 동안 운동화를 네 켤레나 바꾸면서 지역을 뛰어다녔다. 장 전 기획관은 안산에 연고도 없는 사람인데 당은 제게는 한번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지역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누가 찍어주겠나. 지역의 대표를 뽑는데 이러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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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공천을 확정받으면서 탈락하게 된 김석훈 안산 상록갑 예비후보는 "경선에서 지면 깨끗하게 장 전 기획관을 돕겠다"며 경선을 요구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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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전략공천·단수공천 결정에 따른 예비후보자들의 출마 좌절과 반발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현역 의원이나 중진 정치인들보다 정치 신인들은 인지도 면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고, 이들을 배려할 수 있는 기반을 평소에 만들어놔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개개인으로 보면 억울한 사람도 있고 공천 과정에서 불공정한 문제도 드러나고 있지만 거대 양당이 사활을 건 전쟁을 치르고 있어서 반발은 그냥 지나가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같은 현상을 매번 그냥 지나가면 정당정치는 발전하기 어렵다. 정치 신인도 더 진출할 수 있는 여건과 시스템을 평소에 마련하고, 시스템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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