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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수사는 끝났지만…최원종 사건 유족에겐 ‘전담 경찰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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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3년 8월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김혜빈씨의 영정이 걸려 있다. 김씨는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져 연명 치료를 받아오다 사건 발생 25일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 김씨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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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분당 흉기 난동’ 사건 당시 최원종이 몰던 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져 치료를 받다 숨진 고 김혜빈(사망 당시 20살)씨의 가족들이 범죄 피해자 지원에 애쓴 경찰에 감사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의 설명을 들어보면, 김씨의 부모는 지난 6일 경찰서 누리집을 통해 조병노 수원남부경찰서장과 ‘피해자 전담 경찰관’ 황해솔 경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편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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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흉기 난동’ 희생자 고 김혜빈씨의 부모가 지난 6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조병노 서장과 피해자 전담 경찰관 황해솔 경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편지를 보냈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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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부모는 편지에서 “혜빈이를 떠나보내면서 여러 기관과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신 건 조 서장님과 황 경사님이었다”며 “황 경사님은 혜빈이가 사고로 입원한 다음날부터 장례식까지 저희 가족들을 위해서 애써주셨다. 여러 가지 민원 처리를 도와주셨고 장례 절차가 잘 진행되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셨으며 심리 상담을 꼭 받고 회복하라고 간곡한 말씀도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 서장님과 배려와 황 경사님의 능숙한 현장처리는 범죄 피해자인 저희 가족에게 등을 토닥여주는 큰 위안이 되었다”며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사촌이라고 밝힌 이아무개씨도 7일 경찰서 누리집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황 경사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씨는 “(병원에 있던) 어느 날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사람이 떠날 때, 가장 마지막까지 청력은 살아있다더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녹음기를 찾았지만 파는 곳이 없었다. 황 경사님께 이런 이야기를 드렸더니 조금 뒤 녹음기를 하나 가져오셨다”며 “경사님 덕분에 혜빈이가 떠나는 그날까지 녹음된 부모님과 친구들의 목소리, 그리고 혜빈이가 좋아하던 노래들 잔뜩 듣고 갔을 거다. 다시 생각해도 정말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김씨의 이모 역시 같은 게시판에 글을 올려 “함께 울어 주시고 애도해 주시고 불편함이 없는지, 숙소는 괜찮은지 챙겨주심에 감사드린다. 황 경사님처럼 따뜻한 분이 우리 곁에 있어주신 것이 행운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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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흉기 난동’ 희생자 고 김혜빈씨의 사촌 이아무개씨가 7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누리집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올린 글.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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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경사와 같은 피해자 전담 경찰관은 사건 초기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각종 지원 및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안내하며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 경찰은 2015년 범죄 피해자 보호 원년의 해를 선포하며 심리학 전공자들을 경장 계급으로 특별채용하기 시작했다. 황 경사 역시 학부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수원자살예방센터 등에서 근무한 뒤 경찰이 됐고 현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피해자 전담 경찰관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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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2023년 8월5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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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재판장 강현구)는 지난 1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3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에이케이(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차에 치인 김씨와 이희남(당시 65살)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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