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은 보물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 중 팔상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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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팔상도(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압축해 묘사한 그림)를 대표하는 전남 순천 송광사의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예고됐다. 27일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단원 김홍도의 그림 '서원아집도 병풍'(1778년)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조선 영조 때인 1725년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한 불화다.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된 불화는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영산회상도를 중심으로 팔상도의 각 폭이 통일된 필선과 색채를 유지하고 있고, 여러 화제로 구성된 팔상의 인물은 섬세한 필치로 묘사돼 있다. 전각과 소나무 등 소재를 활용해 그림의 사건에 따라 전환되는 시공간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등 구성과 표현에 있어 예술적 가치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술적 가치도 크다. 작가 등 그림 제작 관련 내용을 담은 화기를 통해 제작 연대와 제작자를 명확히 알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전각에 영산회상도와 팔상도를 일괄로 일시로 조성한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확인되고, 조선 후기에 유행한 '석씨원류응화사적'의 도상을 활용해 제작돼 이 시기 불화의 다양성과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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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은 총 6폭으로 구성된 수묵담채화로, 문인들이 차를 마시며 서화와 시를 나누는 모임을 담은 '서원아집(서원에서 모임을 갖는 고사인물도 주제 중 하나)'을 보여준다. 명나라 도상을 차용했으나 배경의 버드나무와 암벽, 소나무를 과감한 필치로 그려내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길상의 의미를 담은 사슴과 학을 독자적으로 더했기에 조선 회화의 독창성을 보여준다. 스승 강세황이 김홍도를 '신필(神筆)'이라 칭송한 제발(그림에 대한 감상 기록)도 남아있어, 34세 김홍도의 화풍을 살필 수 있다는 점이 보물로 지정되어야 할 이유로 꼽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