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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건국전쟁’ 감독 “박근혜 나와! 외친 배우도 있는데…‘생각의 자유’ 존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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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적 행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개봉 27일 만에 누적 관객 100만을 돌파한 가운데, 김덕영 감독이 자신의 정치 소신을 밝혔다. 그는 “생각의 자유는 인간이 살아가는 자유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면서 중립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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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 감독. 사진 = 연합뉴스


김덕영 감독은 27일 페이스북에 “얼마 전 가수 나얼 씨가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를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이 일자, 스스로 댓글 창을 닫아 버린 사건이 있었다”면서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에 열광하듯,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도 있는 것이고 또 자신이 존경하는 정치인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이승만’이란 단어가 부정의 대명사처럼 꼬리표가 붙어 있다는 의미였다”면서 “대중문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뭔가 좌성향을 지녀야 의식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게 우리 사회의 편견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나얼 씨의 계정에는 ‘이승만을 존경하는 건 개인 취향 문제가 아니라 지능 문제다. 잘 가라’, ‘교회가 문제다’, ‘정이 뚝 떨어진다는 게 이런 거다’ 등 악플이 달렸다”면서 “전날 극장에서 만난 나얼 씨는 영화 ‘건국전쟁'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미안해서 다가가 '고생 많았습니다’라고 말하자 나얼 씨는 ‘아니다. 저는 영화를 세 번 봤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한국에는 굉장히 이상한 방식으로 중립을 요구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동의할 수 없다”면서 “불과 4, 5년 전 우리의 대중문화 속 연예인들의 소위 ‘소신 발언'이라는 것 기억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박근혜 나와!’라고 시사회장에서 외쳤던 한 연예인은 여전히 승승장구한다. 그때 그가 대중문화 현장에서 대통령의 이름 석 자를 부르며 소리칠 만큼 잘못된 일이 있었나”라며 “훗날 우리 역사는 그날의 탄핵을 가장 잘못된 국회와 사법부의 판단이라고 기억할 것이다. 광우병 소동 때 등장했던 그 유명한 ‘뇌송송 구멍탁’은 여전히 우리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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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출연 배우 정우성이 지난해 12월 서울 CGV 왕십리에서 무대인사 시간을 갖고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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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이 활발하던 당시 영화 ‘아수라’ 단체 관람 행사에서 극 중 명대사인 “박성배 밖으로 나와" 패러디해 “박근혜 나와!"라고 외쳐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면서 “생각의 자유는 인간이 살아가는 자유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며 “나얼 씨가 이번 일로 주눅 들지 말고 더욱 아름다운 음악 창작에 매진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작사 다큐스토리에 따르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적 행적 등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은 27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100만 관객을 넘어선 것은 2017년 ‘노무현입니다’ 이후 7년 만으로, 역대 흥행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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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 감독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건국전쟁’ 드디어 100만 명 관객 돌파했습니다, 애쓰고 힘 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며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진실을 담은 이 영화를 지켜주신 모든 분들께 영광을 돌립니다, 저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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