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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일본 증시 쓸어담는 ‘일학개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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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4만선을 돌파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닛케이지수와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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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일학 개미’가 늘고 있다. 엔화 약세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일본 반도체주들이 미국과의 동조화로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액은 2011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일본 중앙은행이 2016년부터 지속해온 마이너스금리 정책의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어, 통화정책에 따른 금리 향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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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투자자 일본 주식 순매수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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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순매수액은 약 1억466만달러(약 1393억원)를 기록해 반 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같은 달만 해도 일학개미는 일본 주식 1779만달러를 순매도했는데, 1년 만에 1억달러 이상의 순매수세로 전환된 것이다.

일본 주식을 사려는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가 순매수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는 약 4억3957만달러(약 5845억원)를 사들여 2011년 한국예탁결제원의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매수액이 4억달러를 넘어섰다. 전달과 비교하면 14.4%, 전년 동기 대비로는 590.1% 증가했다.

100엔당 880원 ‘엔저’에 투자 자금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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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엔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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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커진 데에는 최근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환차익을 기대한 국내 투자자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원·엔 환율이 100엔당 920원까지 오르자 투자자들의 환차익 실현 움직임이 일면서 순매수액은 628만달러(약 83억5500만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올 2월 들어 원·엔 환율이 100엔당 880원대까지 내려가면서 ‘쌀 때 사서 비싸게 팔겠다’는 환차익 수요도 커졌다.

실제로 일학개미 전체 순매수 결제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순매수액은 지난 12월 약 3990만달러(약 531억원)에 그쳤지만 2월에는 약 1억1170만 달러(약 1487억원)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이 ETF는 엔·달러 환율을 고정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 하락의 여파를 피할 수 있는데, 추후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수익률 50% 웃도는 반도체주 집중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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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실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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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기업에 대한 관심도 한 몫을 했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필두로 인공지능·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연초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도쿄일렉트론, 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등 일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미국 기업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연초 대비 수익률이 50%를 웃돈다. 채권형 ETF를 제외하고 지난달 일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도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순이었다.

일본은행 통화정책 전환 여부가 변수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최인 서강대 교수는 “일본 증시는 계속 개혁이 이뤄지면서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의지 속에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이 몸집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장기적으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의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의 향방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일학개미의 매수 심리는 한풀 꺾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2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예측이 어려운 일본 통화정책의 특성상 조기 마이너스금리 정책 폐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 ‘일학개미’ 늘었다던데…무슨 종목 샀을까
https://www.khan.co.kr/economy/finance/article/202310010931001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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