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대 높았는데…정부 인플레이션·금리 인상 대처 못해"
총선까지 달성율 40% 예측…정부 "예상 속도 부합" 해명
마이클 고브 영국 주택부 장관.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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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전역의 도시 균형발전을 위해 마이클 고브 영국 주택부 장관이 추진했던 공약성 프로젝트가 올해 임기가 끝나가는데도 목표치의 20%도 안 되는 달성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1월 총선이 치러진다 하더라도 달성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수치는 선거를 준비하는 현 집권 여당인 보수당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36억 파운드(약 6조865억5600만 원) 도시 균형발전 기금으로 승인된 프로젝트 가운데 지난 2월 말까지 완료된 프로젝트는 20% 미만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디언이 전문가와 협업해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보수당이 지난 선거에서 브렉시트 이후 영국 전역의 불평등을 줄이겠다고 내걸었던 공약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영국의 각 지방의회는 도시 균형발전 프로젝트 추진 비용이 예상보다 치솟으면서 계획을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했다. 이에 영국 주택부는 거의 20억 파운드(약 3조3814억2000만 원) 규모의 지원 예산을 취소하고 다시 제자리에 되돌려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수치를 밝혀낸 지방정부 전문가 잭 쇼는 "지난 총선에서 도시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이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에 새로운 인프라가 생길 것이라는 정부를 향한 국민적 기대가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는 일부 프로젝트가 진전을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된 건 맞지만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고 대신 각 지방정부에 계획을 축소하라고 요구했다"며 "정부가 지역 사회를 균형발전 시키겠다던 공약 선언은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시 균형발전을 위한 기금 프로젝트는 지난 총선 직후에 발표됐다. 당시 고브 장관은 "그동안 투자가 부족했던 도시가 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자금과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기금은 런던과 주요 도시 외곽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균형발전 계획의 핵심 요소이기도 했다.
프로젝트에는 영국 북서부에 있는 랭커셔주의 블랙풀 공항 주변에 있는 새로운 투자구역 개발과 영국 중동부 링컨셔의 그림스비 산업단지 조성, 영국 남동부 베드퍼드의 기차역 재개발 계획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예산이 잠식되면서 건설 프로젝트 추진은 점차 어려워졌다.
특히 영국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973개 도시 균형발전 프로젝트 가운데 2월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라고 표기된 프로젝트는 154개에 불과했다.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 보면 완료되는 관련 프로젝트는 385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전체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2026년 3월까지 마무리되는 프로젝트는 170개 이상이 더 있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는 고브 장관이 도시 균형발전 기금 지원을 완전히 끝내는 시점이기도 하다.
일부 프로젝트는 추가 지원금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한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레벨링업(균형발전)·주택·공동체부는 "도시 균형발전기금에 할당된 예산은 계획대로 2026년 3월까지만 편성할 예정"이라며 "이미 100개 이상 프로젝트가 완료됐고 속도는 정부가 설정한 기간과 전적으로 일치한다"고 해명했다.
영국 노동당 예비내각 균형발전부 장관 저스틴 매더스는 "보수당이 (각 지방정부에)동냥 그릇을 요구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접근 방식은 불확실하고 제한된 자금을 놓고 시간과 노력, 세금을 낭비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고착화된 방식은 각 지방정부가 성장을 주도하고 잠재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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