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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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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AI·링 다 늦지만…'자발적 후발주자' 애플은 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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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위기의 애플 ④반전의 여지는 있다

[편집자주]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중 최초로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하며 증시 역사를 새롭게 썼던 애플의 시대가 저무는 걸까. 2007년 출시한 아이폰으로 단숨에 스마트폰 업계 1위로 올라선 뒤 17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렸지만, 인공지능(AI)이라는 시장의 큰 물결 속에서 애플은 보이지 않는다. 시장은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은 초조해하고 있다. 애플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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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에어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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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근 MWC 2024에서 '갤럭시링' 실물을 공개하며 주목받은 가운데, 애플은 이렇다 할 혁신 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폴더블폰, AI(인공지능)폰, 스마트링 출시로 혁신 이미지는 오히려 삼성이 가져가는 양상인데, 이는 '자발적 후발주자'를 택한 애플의 의도된 전략이기도 하다.

1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 아이폰 개발을 잠정 중단했다. 힌지(경첩) 내구성과 화면 주름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다. 당초 업계에선 애플이 올해 폴더블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내년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개발을 중단하면서 폴더블 아이폰 출시는 2026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는 삼성보다 최소 7년 늦어지게 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애플의 의도된 전략이라고 해석한다. 애플은 워낙 혁신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간 새 트렌드를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지켜보는 쪽으로 전략을 취해왔다. 자발적 후발 주자로서 앞서 나온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며 최적화에 주력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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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선정 디자인 기자


실제 애플의 과거를 더듬어보면 명확해진다. 2019년 4월 세계 최초 5G가 상용화되고 삼성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5G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는 상황에서도 애플은 줄곧 LTE 모델만 고집했다. 이듬해 10월이 돼서야 애플은 첫 5G폰인 '아이폰12'를 출시했지만, 이 제품은 역대 아이폰 중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스마트워치 때도 그랬다. 2014년 출시된 애플워치는 최초의 스마트워치는 아니었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혁신을 이끌며 절대적인 주도권을 잡고 있다. 2016년 첫 공개된 '에어팟' 역시 당시 '콩나물' '담배꽁초' 같다며 조롱받았지만, 이젠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업계 표준이 됐다.

이밖에 2011년 삼성이 5.3인치 대화면 '갤럭시노트'를 공개한 후 3년이 지나서야 애플은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를 내놨고, 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탑재도 삼성보다 6년 늦었다. 혁신은 늦었지만, 현재 아이폰은 삼성 갤럭시를 압도하는 판매량·매출(프리미엄 제품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애플 제품에 대한 이용자들의 무조건적인 확신과 브랜드에 대한 탄탄한 충성도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구조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애플 제품은 믿고 산다는 인식이 많다"며 "이는 애플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데이터베이스와 높은 브랜드 가치가 쌓인 결과"라고 말했다.

아울러 애플이 향후 AI폰, 스마트링을 출시할지는 미지수지만, 이번 역시 경쟁사의 제품 반응을 충분히 살핀 후 시장에 발을 담그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링의 경우 이르면 내년 말 공개된다. 애플링은 VR·AR(가상·증강현실)헤드셋을 착용한 사용자가 애플링을 낀 손가락으로 시스템을 작동하고 통제하는 입력 장치 및 컨트롤러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애플워치처럼 아이폰과 연동해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를 확인하는 등의 간단한 기능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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