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없는 미래 상상 못해…두려워하는 시각 안돼"
"AI 원칙 세우고 속도 조절하며 제대로 준비해야"
8년전 알파고 대국…"당연히 이길 거라 생각, 안일하게 준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다. 발전이 없다면 인류는 굉장히 암울한 미래를 맞이할 것 같다."
8년 전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던 이세돌 9단이 AI의 비약적인 발전과 AI가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세돌은 19일 구글코리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AI를 벌써부터 두려워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며 "인간이 두려움을 느끼던 느끼지 않던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AI에 의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선을 위한 AI 개발 원칙을 세우고, 속도를 조절해가면서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돌은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는 AI가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하고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건 속도조절"이라며 "기술이 너무 앞서 나가지 않도록 충분히 준비만 한다면 기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장단점은 있겠지만 균형을 잘 맞춰나가면서 우리가 몰랐던 단점이 생기면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중국 같은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상황에서 우리 나라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다면 못 따라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당장 AI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공포는 조금 과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세돌은 2016년 3월 '알파고'와 대국에서 패한 후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방송에 출연해 "자부심이 있었다. 근데 AI가 결정타를 날렸다"며 "내 생각에 (AI는) 절대 이길 수 없다. 바둑은 둘이 만들어 가는 작품이라고 배웠는데, '더 이상 하기는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당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인간 대 AI'의 두뇌 대결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고, 이세돌의 승리를 예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바둑은 AI가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4대1로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단, 지금까지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을 거둔 프로 기사는 이세돌이 유일하다.
이세돌은 당시를 회고하며 "전 그때 제가 당연히 이길 거라고 봤다. 당시에는 ‘구글에서 이런 인공지능도 만드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대국을 좀 쉽게 생각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막상 보니 승부 호흡도 없고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수를 두는 모습을 보니 정말 벽에다가 테니스 공을 치는 느낌이었다. 너무 잘 두니까 제가 너무 안일하게 준비를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또 AI가 바둑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선 "제가 바둑을 처음 배웠을 때는 바둑이 두 명이 함께 수를 고민하고 두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예술로 배웠다. 그런데 AI가 나온 이후로는 마치 답안지를 보고 정답을 맞추는 것 같아서 오히려 예술성이 퇴색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기보는 알파고 출시 전후로 완전 달라졌다. 과거의 기보는 이제 바둑의 역사를 학습하는 용도 외에는 특별한 가치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마추어들 입장에서는 AI를 보고 배우는 기보의 내용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배우고 즐기는 입장에서는 더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수가 좋고 나쁜지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측면을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