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26일 서울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09.26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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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인공지능) 컴퍼니' 혁신을 목표로 하는 SK텔레콤의 노력이 숫자로 증명됐다. 유영상 대표가 미래 먹거리를 AI로 점찍고, 투자 확대를 공언한 가운데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총 3500억원에 달하는 실탄을 국내외 AI '키플레이어'와의 파트너십에 쏟아부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본업인 통신의 성장 정체에도, AI 혁명의 경쟁에는 아낌없이 투자해 미래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8일 공시된 SK텔레콤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초취득일 기준 타법인에 출자한 금액은 총 3561억2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AI 관련 투자가 3496억2900만원으로 98.2%에 달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스캐터랩에 150억원을 투자해 7.6%의 지분을 취득했다. 스캐터랩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처럼 친근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관계 지향형 AI 에이전트, '이루다'와 '강다온' 등의 개발사로 유명하다. SK텔레콤은 기존의 에이닷(A.) 운영 노하우와 멀티모달·장기기억 기술을 보유했고, 여기에 사람 간 관계와 시공간 맥락 추론 등 감성대화 기술의 강점을 가진 스캐터랩의 강점을 결합해 신개념 LLM(초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의 UAM(도심항공교통)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에 1969억9900만원의 투자를 단행, 2.2%의 지분을 확보했다. 조비는 UAM에 활용되는 eVTOL(수직이착륙비행체)를 만드는 기업이다. UAM은 미래형 교통수단의 수준을 넘어 상공망 통신, 교통관제, 지상교통은 물론 향후 무인 자율주행까지 여러 방면에서 AI 기술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AI 시장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이 'AI 피라미드' 전략의 두 번째 단계인 'AI 전환(AIX)'의 대표 과제 중 하나로 UAM을 언급하는 대목이다.
SKT 2023년 타법인출자 현황/그래픽=조수아 |
SK텔레콤은 같은 해 7월 동물병원 얼라이언스 '코벳(COVET)'에 5억2000만원을 투자해 49%의 지분을 취득했다. 전국 500여개 동물병원 네트워크를 보유한 코벳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SK텔레콤의 AI 기반 수의영상진단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를 확산하려는 노력이다. 엑스칼리버는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AI가 분석, 수의사의 질병 진단을 돕는 서비스다.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까지 진단이 가능해졌으며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미국과 호주 등 해외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국내 AICC(인공지능 콜센터) 개발사 페르소나AI에 50억원을 투자해 10.3%의 지분을 획득, 3대 주주로 올라섰다. SK텔레콤은 기존의 음성인식(STT)·합성(TTS) 기술과 페르소나AI의 자연어 처리·생성 기술을 결합해 콜봇·챗봇 상품 개발과 AICC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페르소나AI의 챗봇·콜봇 상품에 SK텔레콤의 상담 이력 및 상담원 콜분배 시스템을 결합, 기업고객이 AICC 도입 즉시 이용할 수 있는 CCaaS(서비스형 컨택센터) 서비스도 출시하기로 했다.
비슷한 시기 SK텔레콤은 앤트로픽을 대상으로 1321억1000만원 투자도 결정했다.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2021년 공동 설립한 생성형 AI 혁신 기업이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오픈AI의 챗GPT와 더불어 현존 가장 뛰어난 AI 챗봇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SK텔레콤과 앤트로픽은 한국어, 영어, 독일어 등을 포함한 글로벌 통신사용 다국어 LLM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의 'AI 아군' 찾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 현장에서 'AI핀' 제조사 휴메인의 임란 쵸드리 창립자 겸 대표와 만나 AI핀의 국내 출시를 포함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드미트리 쉬벨렌코 퍼플렉시티 CBO(최고비즈니스책임자)와 만나 AI 사업·기술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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