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탄역롯데캐슬이 신고가로 거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102㎡(34층)가 22억원에 거래됐다. 준공 후 3년 만에 최고가 거래액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부터 주택 시장 침체기에 돌입한 이후에도 꾸준히 보합 혹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면적 매물이 지난해 3월 16억3000만원(18층)에 거래된 후 5월 16억7000만원(33층), 6월에는 17억5000만원(37층)과 18억원(7층)에 거래됐다.
이후 7월 31층 매물이 18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고 지난해 8월 처음으로 해당 면적이 20억원을 돌파했다(20억원, 41층). 9월 21억원(25층)에 거래된 후 같은 면적 매물은 잠깐 거래가 주춤하더니 올해 2월 22억원(34층)에 손바뀜했다. 현재 나온 매물 호가는 저층의 경우 20억~21억원, 고층은 22억~23억원대에 형성됐다.
49층으로 지어진 이 단지 전·월세 매물은 거의 없지만, 매도 매물은 약 50개 안팎으로 아직 남아 있는 편이다. 다만 중대형 면적 중심으로 중고층 매물은 매수인들이 꾸준히 보러 오고 있어 지속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 주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 얘기다.
동탄역롯데캐슬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SRT가 서는 동탄역을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이용 가능하고 동탄역 롯데백화점을 끼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삼성전자나노시티 화성캠퍼스, 한창 공사 중인 SRT 평택지제역 인근 평택캠퍼스, 용인시 남사읍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까지 막대한 일자리의 배후 주거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풍부한 교통, 상업시설 등을 갖췄으며 고층·대형·신축 등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모든 조건을 갖춰 집값이 크게 뛴 것으로 풀이된다.
동탄역롯데캐슬은 동탄신도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면서도 동시에 동탄 일대 집값을 좌우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동탄2신도시는 SRT 동탄역을 중심으로 반경 2~3㎞까지 이어지는 원과 같은 구조로 형성됐다. 곳곳에 공원이나 학교 등이 배치돼 있지만 결국 중심은 동탄역이다. 동탄역 주변 아파트 중에서도 동탄역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생활편의시설 등이 밀집된 단지가 동탄역롯데캐슬이다.
최근에는 큰 호재도 앞두고 있다. 오는 3월 30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부분 개통이 예정됐다. 이 노선이 개통하면 동탄에서 수서역까지 20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운정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올해 말 개통 예정이며, 나머지 구간(서울역 → 삼성역 → 수서역)은 2028년 이후 개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침없이 상승하는 동탄 랜드마크
일부 단지는 판교·마포와 비교될 수준
GTX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동탄역롯데캐슬을 중심으로 동탄 일대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동탄 호수공원과 인접한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전용 116㎡는 지난 1월 18억5000만원(20층)에 거래된 데 이어 2월에는 21억원(32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동탄역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호수공원 인프라를 품고 있는 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동탄신도시 내 아파트 중 일부 랜드마크 단지의 집값은 경기 남부 지역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판교나 서울 강북 마포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다.
판교신도시에서는 40평대 중형 아파트가 올 들어 20억원에 거래됐다. 판교 랜드마크 단지인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은 전용 103㎡가 지난 2월 26억50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알파리움2단지’ 전용 129㎡가 지난 1월 21억5000만~23억2500만원에, ‘봇들마을8단지’ 101㎡는 지난 2월 21억5000만원(17층)에 각각 손바뀜했다. 서울시 마포구 내 랜드마크 단지 중 하나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114㎡(지난 2월 21억8000만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동탄역롯데캐슬 학군은 좋지 않다. 가장 가까운 초등·중학교는 동탄대로를 건너서 등하교해야 한다. 가까운 학원가도 동탄역 구시가지 혹은 호수공원까지 개인 차량으로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럼에도 높은 가격대에 거래된 건 수원과 화성 내 주요 대기업 직원 중 학군 고민이 덜한 수요자에 최적화된 단지기 때문이다. 학군 인프라는 떨어지지만 교통·생활편의시설, 직장과 가깝다는 점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성시 오산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동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가 많지 않은데 동탄역롯데캐슬은 학군 외에는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단지”라며 “전반적으로 매수 수요가 늘면서 동탄역롯데캐슬의 전반적인 시세가 강보합권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 아파트가 신고가에 매매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탄신도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관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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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탄 아파트는 어떨까
갭투자 수요 있지만 아직은 잠잠
동탄역롯데캐슬 등 랜드마크 단지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동탄신도시 내 다른 아파트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현지 부동산에서는 아직까지는 일부 랜드마크 단지 외에는 잠잠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한다. 동탄역롯데캐슬을 기준으로 동탄대로만 건너면 등장하는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해 9월 12억9000만원(14층)에 거래된 후 같은 면적 기준으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호가는 13억원 내외로 지난해 9월 거래된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화성시 청계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저렴한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가격 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와 비슷한 시기에 준공한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역시 아직까지 큰 폭의 상승세는 없어 보인다. 이 단지는 동탄역과 직선거리로 약 300~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다. 올해 1월 전용 84㎡가 11억3500만원(20층)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9월 12억6000만원(16층), 지난해 11월 11억9000만원(10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보합 내지 하락세로 분류할 수 있다.
즉, 동탄 부동산은 현재 일부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호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대세 상승으로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결론이 나온다. 철도망 개선에 따른 호재로 인한 상승분은 이미 이전에 충분히 반영됐으며 가격 상승 거래는 역세권 일부 단지에서만 나오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 일부 단지 신고가 거래만으로 동탄 지역 집값 상승 확산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다. 동탄에도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지역 내 가격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GTX 개통을 앞두고 동탄 일대에 일부 갭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전국에서 아파트 갭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진 지역은 경기 화성시(44건)로 집계됐다. 화성시 거래 60% 이상은 동탄2신도시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실은 최근 3개월간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를 놓은 계약을 갭투자로 분류한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1호 (2024.03.20~2024.03.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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