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로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였던 유연수의 선수 생활을 포기하게 한 30대 음주운전자가 사고 이후 1년 5개월 동안 사과 한마디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연수는 21일 밤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에서 가해자 A씨에 대해 "저희 변호사 말로는 재판장에서 사실 껌만 안 씹었지, 껄렁껄렁하고 당당하게 나왔다고 하더라"며 "그 소리를 들었을 때 너무 화가 났다. 사과도 안 하면서 그렇게까지 나왔다고 하니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에 나왔으면 미안하다는 얘기를) 일반적으로, 예의상으로라도 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유연수 선수. [이미지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유연수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며 "만나서 못하겠으면 전화라도 해서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전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았었는데도 그런 연락을 일절 안 했다"고 했다.

또 A씨가 1심에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것에 대해선 "4년의 시간이 길다고 한다. 제가 확실히 들은 건 아니지만 자기는 그만큼 (형량을) 살면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것 같더라"며 "저한테는 4년도 적은데 많다고 생각하니 참…"이라고 했다.

그는 "원래 검사가 5년을 구형했는데 4년 형을 선고받았다. 반성한 기미가 보이고 죄를 뉘우치고 있다고 하는데 반성 기미가 있었으면 저한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저한테 끝까지 사과를 안 하는 거 보면, 저도 이젠 더욱더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계속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은퇴식에서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유연수 선수. [이미지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앞서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 A씨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A씨가 820만원을 공탁한 것을 두고 "하반신이 마비된 25살 청년에게 820만원을 공탁했다니, 피해자를 약 올리나. 조롱하는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4월 열릴 예정이다

A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17%의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차량에는 당시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였던 김동준·유연수·임준섭과 트레이너 등이 타고 있었다.

이 중 유연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 상해를 입었다. 유연수는 이후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으나, 결국 지난해 11월 25세의 젊은 나이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와 함께 A씨는 지난해 1월 15일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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