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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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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김성태 떠난 강서을…'현역' 진성준 vs '친윤' 박민식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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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총선 핫플레이스] 서울 강서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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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가양1동에 있는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 후원회사무소 사진/사진=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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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전 의원)가 3선한 게 예외적이고 강서구는 원래 더불어민주당 텃밭이다."(서울 강서구 가양2동 거주 30대 주부)

"몇 년 전엔 노인정에서 다들 (더불어)민주당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아니다."(가양1동 거주 80대 거주민)

서울 강서구을은 '들개'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의 오랜 지역구였다. 김 전 의원은 거센 모래벌판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처럼 야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지론으로 지역 활동에 매진해 당초 진보정당의 지지세가 강했던 강서을에서 18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은 21대 이후론 다시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해지면서 보수정당 입장에선 정치적 도전지(험지)가 됐다.

김 전 의원이 공천 탈락 강서을엔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출신인 박민식 후보가 나섰다. 대표적인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 정치인으로 꼽히는 박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부산 북구강서구갑에서 18,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초 이번 총선에선 서울 영등포구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3선 도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돌연 경선을 포기했고 이후 당의 요청으로 강서을로 출마지를 옮겼다. 지역 연고가 없지만 김 전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재선 의원의 저력, 국무위원 경력 등을 앞세워 보수 탈환의 깃발을 들었다.

현역 강서구을 국회의원인 진성준 후보는 일찌감치 단수 공천을 확정하고 지역구 사수를 준비하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던 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강서을에 도전해 김 전 의원에 고배를 마신바 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정무기획비서관,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등을 지냈다. 김 전 의원이 불출마한 21대 총선에서 강서을에 출마해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한 진 후보 역시 이번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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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강서을 후보 선거사무소 사진/사진=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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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도 보수도 "김성태니까"…강서을 선거 '김성태 효과' 변수 될까


한강을 끼고 있는 강서구 가양1동, 가양2동 등은 재개발, 부동산 이슈가 맞물려 있어 비교적 보수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포공항을 곁에 둔 까닭에 제주도 등 타지에서 온 주민이 많은 공항동이나 외곽지역인 방화동 등의 경우엔 반대로 진보세가 강하다고 한다.

지난 2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만난 강서을 강서을 유권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김성태 전 의원이 화제였다. 특히 보수층 유권자들은 박민식 후보에 대한 김 전 의원의 지지 여부를 중요시하는 모습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자를 자처한 80대 주민 A씨는 "박 후보가 최근 가양동 5단지 쪽으로 인사 와서 처음 봤다"며 "누군지는 잘 몰랐다"고 했다. A씨는 "김 전 의원이 잘하니까 노인정 분위기도 변했다"며 "김 전 의원 믿고 원래대로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김성태 후광'이 박 후보까지 미치긴 어렵지 않겠냐는 반응도 나왔다. 가양2동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B씨는 "김 전 의원이 이쪽 동네 사람이니까 예외 상황으로 이전 총선에서 당선된 것이다. 그런 거물이 아닌 이상 다시 진보(진영의 후보)가 될 것으로 본다"며 "그전까지 강서을은 늘 민주당 텃밭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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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4.02.14.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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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친명' 진성준 vs '찐 보수' 박민식


골수 민주당 지지자를 자처하는 주민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공항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60대 사장 C씨는 "난 무조건 정권 심판이다"며 "진 의원이 지난 4년간 어떻게 했는지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C씨는 "이 근처 사람은 다 민주당 뽑는다"며 "저번에 국민의힘에서 선거운동 왔다가 욕 많이 먹었다. 야유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수색이 강한 박 후보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나왔다. 방화3동에 거주하는 20대 D씨는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찐'(진짜) 보수를 집결시키려고 박민식 후보를 낸 것 같다"며 "우리 지역 같은 경합지에서 보훈부 장관을 지낼 만큼 보수색이 강한 사람을 낸 것이 (국민의힘에) 좋은 선택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주민도 만났다. 한강 인근에 있는 가양동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60대 주부 E씨는 "공천 과정에서 여야 상관없이 잡음과 문제가 많아 마음이 복잡했다"며 "자유대한민국을 누리기 위해선 대통령이 일하게끔 (당이) 도와야 하는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때문에 (보수) 정체성이 흔들릴까 봐 박 후보가 공천받아 왔을 때도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D씨는 "난 보수색이 짙은 사람이라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며 "박 후보가 전 보훈부 장관이라 좋은 점도 있다"고 했다.

가양2동에 사는 60대 주민 F씨는 "(국민의힘 소속) 김 전 구청장이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 나갔다가 참패했었다. 불미스러운 일이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래도 나라에 도움 되는 사람을 뽑기 위해 (박 후보 지지를)고민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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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공항대로47길에 있는 길거리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구호가 나란히 걸려있다/사진=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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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제한 완화, 재개발 추진…"매번 나오는 얘기"

강서을은 김포 공항을 바로 곁에 두고 있는 까닭에 이곳에 출마한 후보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매 선거때마다 빠짐없이 고도 제한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놓는다. 구도심에 대한 재개발 추진도 마찬가지다. 이번 총선에서도 진 후보와 박 후보 모두 고도 제한 완화와 구도심 재개발 추진을 약속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매번 나오는 얘기"라며 시큰둥 반응을 보였다.

공항동에 거주하는 20대 G씨는 "공항시장 상권이 완전히 무너졌는데 재개발된다는 말만 믿고 몇 상인들만 아직 남아 있다"며 "고도 제한 완화는 높게 건물 올리려는 부동산 있는 사람만 해당하는 일이라 정말 서민을 위한 정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공항동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H씨는 "명이 긴 사람(젊은 사람)은 재개발 과정을 볼 것이고 짧은 사람(나이든 사람)은 못 볼 것"이라며 "(공항동) 재개발 얘기가 나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안 한 지 너무 오래돼서 이곳 상인들은 마음을 놨다"고 말했다.

공항동에 거주한 지 3년 차 된 대학생 I씨는 "고도 제한은 규정에 따라 수정돼야 하는 공약이라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공약"이라며 "아이들 돌봄 시설이나 어르신을 모실 수 있는 복지 프로그램이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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