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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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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시장과 다르네'…출근길 인사 한동훈 향한 차가운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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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민심 냉랭...환호 쏟아지던 전통시장과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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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출근길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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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여의도=조성은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첫 출근길 인사에 나섰다. 바쁜 출근길에 예민한 직장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최근 내려앉은 지지율을 드러내는 듯했다. 여의도 지역의 현안인 산업은행 이전을 두고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지하철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빨간 야구점퍼를 입고 시민들에게 "안녕하세요"라며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넸다. 박용찬 국민의힘 영등포을 후보가 함께했다. 출근길의 시민들은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발길을 재촉할 뿐이었다. 시민들은 좁은 출구 앞에 줄지어 서있는 한 위원장과 후보들을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곤 했다.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지나치기도 했다. 한 20대 여성은 부담스러운 듯한 위원장과 후보들의 뒤쪽으로 빠져나갔다.

여의도역 5번 출구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시민 유세를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다 처음으로 출근길 인사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때의 무덤덤한 민심은 한층 더 차가워진 듯했다.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금융회사에 재직 중이라는 50대 남성은 <더팩트>와 만나 "정부의 금융정책을 지켜보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갑자기 여기서 인사를 해서 당황했다.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 30대 여성은 "사람이 많아서 당황스럽다"며 바쁘게 지나쳤다.

한두 명이 신기한 듯 휴대전화로 한 위원장의 모습을 촬영하고 갔지만 반가워하는 시민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50~60대로 보이는 시민 일부는 한 위원장에게 악수를 청하거나 함께 '셀카'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일부에 그쳤다. 끊임없는 셀카 요청과 환호가 쏟아지던 전통시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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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 안양시 만안구 중앙시장에서 시민들에게 거리인사 모습.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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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한동훈 파이팅'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도 있었지만 '산업은행 이전 반대'가 적힌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으로 알려진 남성은 한 위원장에게 다가가며 "산업은행 이전 왜 하느냐"며 소리를 지르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한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고 "반드시 이전하겠다는 게 우리의 공약"이라고 했다.

굳은 표정의 한 위원장은 30여 분 만에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떴다. 한 위원장이 떠난 후 김현준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 이전 시에 15조 원 손실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 부분에 있어 제대로 정부에서 검토하고 이전해야 한다"며 "그러면 왜 이전해야 하는지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무논리, 무근거로 무책임하게 일방적으로 산업은행 이전을 추진하는 것에 저희 직원뿐 아니라 여의도 주민들도 나서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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