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에스피씨(SPC) 회장(가운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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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씨(SPC) 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파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허영인 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고용노동부 송치 1년5개월만에 의혹의 ‘정점’인 그룹 오너 조사에 나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임삼빈)는 25일 오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허 회장은 검찰에 비공개 소환을 요청하고 취재진을 피해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피비파트너즈가 2019년 7월∼2022년 8월 제빵사들의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한편,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확보를 지원하고 노조위원장이 사측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나 성명서 발표를 하게 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피비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제빵사를 채용 및 관리하는 에스피씨 그룹 계열사다.

검찰은 지난 22일 황재복 에스피씨 대표를 노조법 위반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황 대표는 허 회장이 배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수사를 받던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검찰 수사관으로부터 압수영장 청구 사실 및 내부 검토보고서 등 각종 수사정보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수백만원의 향응 등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수사는 2021년 5월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피비파트너즈의 노조파괴 행위를 수사해달라며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고소장을 내면서 시작됐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황 대표 등 2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회사의 조직적인 노조파괴 행위에 허 회장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왔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송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허 회장을 상대로 사무실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검찰은 지난 18일, 19일, 21일 허 회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허 회장은 업무상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