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이동통신 3사 모두 5G(5세대이동통신) 중저가요금제를 갖추게 됐다. 지금까지 고가에 집중됐던 5G 요금제를 중저가로 대폭 확대한 가운데, 실효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날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늘린 5G 중저가 요금제 2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5G요금제 최저구간을 4만원에서 3만원대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KT는 지난 2월 3사 중 처음으로 5G 요금제 최저구간을 낮췄다.

◆ 데이터 더 주는 SKT, 가격 낮춘 LGU+…데이터 단가 KT 제일 비싸

먼저, SK텔레콤은 ▲월 3만9000원에 6GB(기가바이트·데이터 용량 단위)를 제공하는 ‘컴팩트’와, ▲월 4만5000원에 8GB를 제공하는 ‘컴팩트플러스’ 등 요금제 2종을 오는 28일 새롭게 선보인다.

해당 요금제 이용 고객은 데이터를 다 사용한 후에도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컴팩트플러스’ 요금제 출시로, SK텔레콤의 4만원대 요금제는 총 2종이 됐다. 타사의 경우 각각 1종만을 두고 있다.

이어 LG유플러스가 새로 출시한 ‘5G 미니’는 월 3만7000원에 데이터 5GB가 기본 제공되며, 데이터 소진 시에는 최대 400kbps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KT가 앞서 출시한 동일 금액의 요금제보다 1GB를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KT는 월 3만7000원에 데이터 4GB를 제공하는 ‘5G슬림 4GB’ 요금제를 선보인 가운데, 1GB당 데이터 단가는 KT가 가장 높다. 3만원대 요금제 기준 1GB당 데이터 단가는 SK텔레콤 6500원·LG유플러스 7400원·KT 9250원으로, SK텔레콤이 제일 낮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기존 중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도 확대했다. SK텔레콤은 ▲‘베이직(월 4만9000원)’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8GB에서 11GB로, ▲‘슬림(월 5만5000원)‘ 요금제의 제공량을 11GB에서 15GB로 늘렸다.

LG유플러스는 ▲‘5G 슬림+(월 4만7000원·6GB)’의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9GB로, ▲‘5G 라이트+(월 5만5000원·12GB)’은 14GB로 확대한다. 5만원대 요금구간에서 고객의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5G 베이직+’ 요금제도 새롭게 출시했다. ‘5G 베이직+’는 월 5만9000원에 24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해당 요금제 가입자는 4월1일부터 별도의 신청 없이 혜택이 자동으로 적용된다.

◆ 3사 요금제 구성 유사…동일 가격에서 알뜰폰이 이득

3사 요금제를 살펴보면, 5G 요금제 최저구간은 낮아졌지만, 요금제 구성은 대체로 유사했다.

SK텔레콤은 ▲6GB 3만9000원 ▲8GB 4만5000원 ▲11GB 4만9000원 ▲15GB 5만5000원 ▲24GB 5만9000원 ▲37GB 6만2000원 ▲54GB 6만4000원 ▲74GB 6만6000원 ▲99GB 6만8000원 ▲110GB 6만9000원 ▲250GB 7만9000원 ▲무제한 8만9000원 등의 5G 요금제를 갖추게 됐다.

KT는 ▲4GB 3만7000원 ▲7GB 4만5000원 ▲10GB 5만원 ▲14GB 5만5000원 ▲21GB 5만8000원 ▲30GB 6만1000원 ▲50GB 6만3000원 ▲70GB 6만5000원 ▲90GB 6만7000원 ▲110GB 6만9000원 ▲무제한 8만원 등의 5G 요금제를 갖추게 됐다.

LG유플러스는 ▲5GB 3만7000원 ▲10GB 4만7000원 ▲14GB 5만5000원 ▲31GB 6만1000원 ▲50GB 6만3000원 ▲80GB 6만6000원 ▲95GB 6만8000원 ▲125GB 7만원 ▲150GB 7만5000원 ▲무제한 8만5000원 등의 5G 요금제를 갖추게 됐다.

일각에선 동일 가격에서 알뜰폰 대신 이통사의 중저가요금제를 선택할 이유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뜰폰의 경우 최소 3만원에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중저가요금제 출시) 동기 자체가 다양한 형태의 요금제를 만드는 것으로, 길게 보면 소비자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중저가 요금제라는게 원래 알뜰폰이 충족해왔던 부분으로, 지금 당장은 알뜰폰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효과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 SKT '데이터 추가 서비스' 눈길 …"서비스 혁신 통한 가계통신비 경감 효과 노려야"

요금제보단, 오히려 서비스 강화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먼저, SK텔레콤은 데이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컴팩트 ▲컴팩트플러스 ▲베이직 ▲슬림 요금제 이용 고객은 요금제별로 월 3000원에 1GB~4GB의 추가 데이터를 1회 충전해 이용할 수 있다.

KT의 경우 남은 데이터를 이월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월 데이터 이용량이 불규칙한 고객의 경우, 이월 요금제를 선택하면 당월 내 미사용 데이터를 다음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요금 부담 완화에도 동참했다. 앞서 대통령실이 OTT요금 인하를 주문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Wavve앤데이터(월 9900원)’ 부가 서비스의 2000원 할인 혜택을 4월1일부터 제공한다. 컴팩트(월3만9000원)~5GX레귤러플러스(월 7만90000원) 및 0청년37 (월 3만7000원)~0청년79(월 7만9000원)요금제 가입자는 해당 부가 서비스 이용 시 할인받을 수 있다.

‘Wavve앤 데이터’는 지상파 포함 100개 이상 채널의 실시간 TV및 국내외 드라마,예능,오리지널 시리즈 등을 시청할 수 있는 웨이브 이용권과 매일 1GB의 전용 데이터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자사 구독플랫폼 ‘유독’을 통해 5G 요금제 전 구간에 디즈니플러스(월 9900원 상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OTT 할인 혜택이 5G 특정요금제에 국한돼 있었으나, 이번에는 5G 전 구간대에 최대 8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도록 확대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젠 단순히 통신비나 단말비 감면이 아닌, 서비스 혁신을 통한 가계통신비 경감 효과를 노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서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측면에서 5G 중저가 요금제 확대를 독려해왔다. 이에 이통사는 지난해 두차례 요금 개편으로 5G 중간요금제를 확대하고, 혜택이 강화된 청년·어르신 요금제를 출시했다. 최근엔 단말을 구매한 번호이동 가입자를 대상으로 30만원 내외 수준의 전환지원금도 지급하고 있다.

김용희 경희대 교수는 "경쟁 비용이 늘면 통신사의 재무 상태가 악화되고, 투자 여력이 줄면 거기에 대한 피해는 소비자에 돌아갈 것”이라며 "이 같은 프로모션 경쟁을 통해선 결국엔 아무도 이익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서비스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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