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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볼티모어 교량 붕괴' 현대차·기아 운송 당장 영향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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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볼티모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6일(현지시간) 메릴렌드주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화물 컨테이너 선 ‘달리’와 충돌 사고로 무너지고 있다. 2024.3. 27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볼티모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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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에서 교량 붕괴 사고로 볼티모어항이 무기한 폐쇄에 들어가자 해운·물류 업계는 인근 항만으로 빠르게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당장은 영향이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근 항만에서 물동량 적체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해운·물류 업계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볼티모어 항만이 처리하는 물동량 비중은 크지 않다. 전 세계에서 볼티모어를 오가는 연간 물동량은 약 7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수준이다. 북미 동안 항구 중 4%(6위), 북미 내에서는 2%(11위) 비중이다. 아시아발 물량에서의 비중, 순위도 유사하다. 주간 약 6000TEU, 연간 약 30만TEU 물량이 아시아에서 출발해 볼티모어 항에서 처리된다.

아시아와 북미 동안을 잇는 노선을 기준으로 봐도 영향은 제한적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사고 이전 글로벌 선사가 공급하던 두 지역 왕복 노선은 20여개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볼티모어를 기항하는 노선은 5개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티모어를 기항하는 경우라도 상당수 물량을 인근 뉴욕, 노퍽(버지니아주), 사바나(조지아주)에서 처리해왔다. 사고가 난 볼티모어와의 거리는 뉴욕 약 300㎞, 노퍽 380㎞, 사바나 약 1000㎞ 등이다.

이들 항만은 사고 직후 각국 선사가 볼티모어 대신 기항지로 선택한 곳이기도 하다. 사고 직후 머스크 등 주요 선사는 이미 배에 실린 화물을 인근항에 내려서 내륙으로 운송하기로 했다. 향후 선적될 화물의 경우 볼티모어행 예약을 중단하고 인근 항만으로 우회할 방침이다.

다만 일부 품목의 경우 수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볼티모어항이 콤바인, 트랙터 등 각종 농기계의 수입 관문 역할을 해왔는데 이달 미국 중서부 파종 시기와 맞물리면서 농업 부문에 타격이 우려된다. 또 철강, 알루미늄, 설탕, 석탄 등 원자재 수출 차질도 거론된다. 6주간 최대 250만t(톤)의 석탄 수출이 차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볼티모어 항이 미국 내 자동차 주요 통로로 꼽히는 만큼 자동차 업계는 사태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볼티모어는 13년 연속 미국 최대 자동차 수출입 항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볼티모어항을 통해 수입된 차량 관세액은 225억 달러다. 이로 인해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볼티모어 항구 인근에 차량 선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수출입되는 현대차·기아 완성차 물량은 볼티모어가 아닌 인근 필라델피아 항구 등에서 처리해왔다. 현대차·기아 외 물량은 볼티모어 항을 이용해왔지만 인근 대체 항구를 이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현대모비스 역시 뉴욕 항만을 통해 원자재를 수급하고 부품을 수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현대차·기아는 직접 영향에서는 비껴갈 전망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체 항만에서 물류 적체가 발생할 수 있다. 해운 업계에서는 다음달부터 적체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 경우 수급 차질과 물류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사고 처리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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