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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 윤건영 vs "바꾸자" 태영호…구로을 선거운동 첫날[배틀필드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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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서울 구로을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태영호 국민의힘 후보(오른쪽)가 22대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구로구청 사거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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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십시오! 기호1번 윤!건!영! 입니다!"

"바꾸자! 구로! 이번엔 기호2번 태!영!호! 입니다!"

22대 총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오전 6시 반 신도림역. 서울 구로갑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태영호 국민의힘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이 역사로 들어오는 구민에게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했다.

윤 후보는 보좌진 등 관계자와 출근길 인사에 나섰다. 지역구 현역인 윤 후보는 4~5초마다 "안녕하세요, 윤건영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를 반복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구민에게 연신 허리를 굽혔다. 40여분 간 인사를 마친 윤 후보는 "셀 수 없이 인사한다"며 "선거에는 왕도가 없다. 낮은 자세, 절박한 마음으로 한분 한분을 만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이 '요즘 IMF, 코로나 시절보다 더하다', '먹고사는 문제가 너무 힘들다'고 하신다. 골목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이어 윤 후보는 대림·구로·구일역 등을 순회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대북특사를 지낸 인물로 직전 총선에서 박영선 전 의원이 불출마한 구로을에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태 후보는 오전 7시부터 유세차를 타고 대림역 도로변을 시작으로 신도림·구로·구일역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주민들은 태 후보가 지나갈 때 손가락으로 숫자 2를 만들며 호응하기도 했다. 태 후보는 "지난 20년 동안 구로에서 민주당이 줄곧 당선됐는데 구로는 여전히 정체돼 있다. 나라는 10대 경제강국으로 발전했는데 그 발전이 구로 주민에게는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는 바꾸자'는 구호를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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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을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태영호 국민의힘 후보(오른쪽)가 28일 지역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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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을 주민들은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20년간 보수정당을 거부했다. 구로1~5동·신도림동·가리봉동이 포함된 구로을은 비교적 높은 호남 출신 구민과 젊은 직장인이 밀집한 구로디지털단지가 있어 진보세가 짙은 곳으로 분류된다.

태 후보는 북한 고위 외교관(주영북한공사) 출신으로 2016년 탈북했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20대 총선 서울 강남갑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이번에는 험지인 구로을로 옮겨 재선에 도전한다.

신도림동과 구로동 일대에서 만난 일부 구민들은 후보 개인의 역량이나 정책보다 소속 정당과 정부 선호도에 따라 표를 던지겠다는 의중을 전했다. 신도림역 3번 출구 앞에서 만난 아파트 경비원 이모(60살·남)씨는 지지 후보를 묻는 말에 "윤건영이지. 뻔하잖아"라며 "대통령이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남구로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서모(50대·여)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좋아서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우리 상인들한테 크게 도움을 못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거나 후보를 모른다는 구민도 있었다. 이마트 신도림점 앞에서 출근버스를 기다리던 30대 여성 직장인은 "누가 나왔는지도 모른다"면서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다. 누가 돼도 똑같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두 후보의 캠프는 대림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구로구청 사거리 인근 건물에 마련돼 있다. 윤 후보는 '구로에는 윤건영이 있습니다', 태 후보는 '구로를 미래 1번지로 바꾸자'를 총선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태 후보는 ▲구로 5대 역세권 재개발·재건축 추진 ▲구로차량기지 이전 등을, 윤 후보는 ▲신통기획·모아타운·역세권 공공주택 재개발 ▲기계공구상가·디지털단지 등 양대 축 중심 구로종합발전계획 등을 핵심 공약으로 각각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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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구로구청역 사거리에 서울 구로을 태영호 국민의힘 후보(아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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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후보는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윤 후보는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각각 구로구청 사거리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유세차에 오른 태 후보는 "이번엔 바꿔야 구로가 산다"며 "8년 전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올 때의 초심으로 목숨을 걸고 구로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국민이 아닌 자기편만 챙기는 윤석열 정부 이대로 둬야겠나. 역대 어느 보수 정부도 이렇게 무능력, 몰염치, 무책임하지 않았다"며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내달 9일까지 정해진 시간(오전 7시~오후 9시)에 후보자를 비롯해 선거사무장 등 특정 캠프 관계자에 한해 공개장소에서 확성장치를 통한 연설·대담이 가능한 탓에 일부 시민들은 길거리 소음과 통행 불편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태 후보의 유세 현장 건너편의 한 카페 앞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한 중년 여성은 "꽹과리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불평했다. 이어 열린 윤 후보의 출정식에서도 한 구로구청 공무원(40대·여)은 "지나다니기가 너무 불편하다"며 "입구나 통로를 거의 점거해버리면 시민들은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음과 관련해선 "(구청) 안에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했다.

[이투데이/정호영 기자 (moonris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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