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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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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선거운동 첫날 '더 거칠게'?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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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공식 선거운동 첫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은 거칠어졌다. 28일 오전 10시께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부터 시작된 한 위원장의 선거운동 키워드는 두 가지였다. 더 거칠게 말하기, (그럼으로써) 더 결집하기.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나쁜 것"이라고, 그러니 그 '나쁜' 이들을 심판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서 한 분씩 설득해 달라"고 그는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수도권 위기론 속에서, 그것도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에 가까운 마포구에서부터 그의 언행엔 거침이 없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현역 지역구인 마포을 유세현장에서 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겨냥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걸 막아야 한다"며 야권의 정권심판론에 맞선 '이조(李-曺)심판'론을 꺼내들었다.

한 위원장은 앞서 공식선거운동 기간 전인 지난 25일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대표와 조 대표를 향해 "범죄 연루자들”이라 지칭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기자가 아닌 수십여 명의 지지자 앞에 선 한 위원장에게 야권의 두 지도자는 '범죄 연루자'를 넘어 '범죄자'가 됐다. 서대문갑의 이용호 후보 측 피켓에도 "범죄자들에게 대한민국을 맡기시겠습니까?"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한 위원장의 거친 발언 속에서 어느새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이 공정해질 것인가, 아니면 범죄자들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가 됐다. 그는 "뻔뻔한 범죄자들이 지배하는 나라엔 미래가 없다"고 소리치며 "범죄자들로부터 지배를 받을 것이냐, 정치개혁과 민생개혁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종복으로 부릴 것이냐"라고 선택지를 나눴다.

두 번째 유세현장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 망원동 골목보다 넓어진 장소만큼 지지자들도 더 많이 몰려들었다. 한 위원장의 공세 수위도 더욱 거세졌다. 역시 "이조심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그는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나쁜 거지 정치 자체엔 죄가 없다"며 "저는 그런 정치를 하기 위해 나왔다"고 소리쳤다. 몰려든 지지자들이 '이조심판'과 '한동훈'을 연호했다.

비슷한 언사는 다음 행선지인 용산구와 중구·성동구에서도 이어졌다. 한 위원장은 "정치를 뭐같이 하는 게 문제지, 정치란 말엔 죄가 없다", "너무너무 중요한 걸 후진 사람들이 하고 있기 때문에 실망하시는 것" 등의 발언이 수차례 반복됐다. 이 대표와 조 대표를 향해서도 "감옥 가기 싫어서", "사적 복수를 위해서" 정치한다는 비난이 거듭 이어졌다.

정권심판엔 이조심판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주장엔 이재명·조국 구속으로 맞섰다. 한 위원장은 "(야당이) 우리 정부의 남은 3년이 너무 길다, 그 전에 끌어내려야 한다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다"며 "그분들이 재판을 미루고 미뤄서 감옥에 안 가기 까지 기간인 3년이 너무 길다"고 조 대표 등이 주장하고 있는 '탄핵론'을 정면으로 맞받았다.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 '시민을 지배하려는 범죄자들'의 반대급부를 자처한 한 위원장의 다음 호소는 '결집'이었다.

한 위원장은 지지자들을 향해 "혼자서 궁시렁대지 말고, 카톡방에서 걱정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달라"며 "한 분만이라도 접촉해서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강성 보수 지지층 사이 퍼져있는 '부정선거론'과 관련해서도 "투표제도에 대해 불안하신 분들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선거부터는 우리가 모두 수개표로 바꿨다"며 "사전투표, 본투표를 가리지 말고 무조건 투표장에 가달라"고 했다.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확장의 경계가 흐려지는 사이 명분은 역시나 "범죄자들이 우리를 지배하게 둬선 안 되잖나"라는 호소였다.

'이종섭·황상무 사태'로 대두된 수도권 위기론은 외려 자신감으로 돌파했다. 한 위원장은 모든 유세현장에서 "불안하신가, 걱정되시나" 묻고 "걱정하지 마라, 제가 있다"고 답했다. 윤희숙 중·성동갑 후보와 함께 연단에 선 왕십리 광장에선 "걱정하는 것은 옛날의 우리"라며 "제가 온 이후의, 윤 후보가 있는 국민의힘은 행동하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이기는 사람들"이라고 말해 스스로 '한동훈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한 위원장은 여당의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른 '대파 논란', 즉 물가 관련 민심 악화에 대해서도 새로운 방어 카드를 뽑아들었다. 동대문구 회기역 사거리 유세현장에서 한 위원장은 "오늘 우리당은 출산·육아용품, 라면, 즉석밥, 통조림 등 가공식품, 설탕, 밀가루 등 식재료 등 서민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서 한시적인 부가가치세 절반 인하, (세율을) 10%에서 5%로 절반 인하를 할 것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며 "필요하면 법률개정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하루 동안 마포구 망원동, 서대문구 신촌역, 용산구 용문시장, 성동구 왕십리광장, 광진구 신성시장, 강북구 강북구청광장, 도봉구 홈플러스 방학점 앞, 노원구 경춘선숲길 공원 등 서울에서만 8개 유세현장에 지원을 나섰다. 그는 서울 지역 유세 지원 이후로도 남양주 다산선형공원, 의정부 태조이성계상 앞 등 경기도 현장에도 방문할 예정이다. 대체로 국민의힘에 불리한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북권 등 수도권 '험지'에 지원유세를 집중하는 것으로 선거운동 전략의 첫 포석을 둔 셈이다.

프레시안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 사거리에서 지지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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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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