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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OCI "주주 뜻 존중···통합중단" 공식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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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국민연금도 손 들어줬지만

소액주주 표심 못얻어 최종 패배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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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128940)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 정기 주주총회가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완승으로 끝나면서 한미-OCI(456040)그룹의 이종 간 결합이 결국 무산됐다.

OCI 측은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양 사 통합에 반대하던 임종윤 형제 측 이사진 5명이 모두 선임되자 “주주 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라겠다”고 밝혔다. OCI는 이어 “향후 통합 재추진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이 올 1월 12일 양 사 통합 계획을 발표한 직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이종 산업 간 결합’으로 화제를 모았다. OCI홀딩스(010060)가 7703억 원을 들여 유상증자와 구주 인수 등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장녀인 임주현 당시 한미약품 사장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빅딜’이었다.

양측이 모델로 꼽은 것은 석유·화학 전문 기업에서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난 독일의 바이엘이었다. 한미약품그룹은 10년 이상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신약 개발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 강력한 연구개발(R&D)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OCI그룹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기존에 확보한 헬스케어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하지만 송 회장이 주도한 통합에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반발하면서 먹구름이 끼었다. 임종윤 형제 측은 “한미-OCI 그룹 통합이 사실상 합병임에도 주주총회에서 특별 결의를 거치지 않았고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 통과가 불법”이라며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임종윤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경영권을 교체한 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대표에 각각 취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주주총회를 앞둔 이달 25일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반면 장녀인 임 사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내며 맞섰다. 법원이 “신주 발행에 절차적 문제가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대주주인 국민연금도 송 회장 측 손을 들어줬지만 결국 소액주주 표 대결에서 모녀는 최종 패배했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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