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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규제 완화·정부 지원·유니콘 육성···中 '3종 세트' 앞세워 첨단기술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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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임팩트 차이나 쇼크가 온다]

경제 패러다임 질적성장 전환

청년 스타트업 창업열기 후끈

글로벌 2위 유니콘 기업 보유

서울경제



중국은 2011년을 마지막으로 8%대 경제성장률 목표를 포기하고 7%대 이하로 눈높이를 낮췄다. 중국은 그해 ‘12차 5개년 경제계획(2011~2015년)’을 발표하며 국가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중국의 경제 패러다임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창타이(뉴노멀)’ 구호를 내건 중국은 첨단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2014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기금 조성이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인 ‘대기금(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은 2014년(1387억 위안), 2019년(2000억 위안)에 이어 최근 3차 펀드가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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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무엇보다 짧은 시간에 첨단산업 분야의 기술력을 키울 수 있던 원동력은 △네거티브 규제를 중심으로 한 규제 완화 △주력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 △중간 기술 단계를 뛰어넘는 리프프로깅(leapfrogging) 전략 △창업 유도를 통한 유니콘 기업 육성 등이 꼽힌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과 규정에서 허용된 것이 아니면 모두 불허하는 포지티브 규제와 달리 기업들의 신규 산업 진출과 기술 개발을 유도했다.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은 업계 선두 주자였던 우버의 중국 사업을 역으로 인수하며 성장했으나 한국은 여전히 관련 업체의 시장 진출이 막혀 있어 혁신이 가로막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취득세를 감면하는 한편 차량 등록이 포화 상태에 도달한 대도시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에만 신규 번호판을 발급해줬다. 적극적인 소비 장려 정책은 전기차 구매로 이어져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됐다.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부터 전기차에 이르는 밸류체인이 갖춰지고 비야디(BYD)·닝더스다이(CATL) 같은 글로벌 기업이 탄생했다.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모바일 결제 방식의 QR코드 도입으로 전환한 중국은 핀테크 금융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국가다. 알리바바그룹은 모바일 결제인 알리페이를 기반으로 보험·대출·인터넷은행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받자 중국이 탄화규소(SiC)와 질화갈륨(GaN) 등 3세대 칩 분야에 집중하는 것도 중간 단계를 건너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중국 청년들의 스타트업 창업 열기 역시 뜨겁다. 이렇게 생겨난 기업들은 ‘유니콘(상장 전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510개)에 이어 중국은 167개로 전 세계 2위 유니콘 기업 보유 국가다.

중국은 올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한 ‘신품질 생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국가 R&D 예산을 전년 대비 10% 늘리며 첨단기술 분야의 혁신을 독려하는 중이다.

시 주석은 2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동에서 “인위적으로 기술 장벽을 만들고 산업과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은 분열과 대립을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과학기술 자립 자강을 통해 서방의 통제를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인 동시에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제조 업체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가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에 동참하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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