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제주 한 과수원에서 집단폐사한 직박구리와 동박새.(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제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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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주사기로 농약이 주입된 귤을 쪼아먹은 새 수백마리가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제주자치경찰단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서귀포시 남원읍 한 과수원에서 감귤에 주사기로 살충제 성분 농약을 주입해 전날 이를 쪼아먹은 직박구리와 동박새 등 200여마리를 폐사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폐사한 새는 대부분 직박구리였고 동박새 20여마리도 포함됐다. 직박구리와 동박새는 1년 내내 우리나라에서 지내는 대표적인 제주 텃새다.

조류협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자치경찰은 A씨 차량을 특정하고 같은날 오후 3시30분쯤 주거지 인근에서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고의성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경찰은 A씨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농약도 수거한 상태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감귤 일부와 수거한 사체 내 성분을 각각 분석해 피의자가 보관하던 농약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관련 증거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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