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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가자 인구 절반’ 넘는 피란민 몰린 라파…“화장실 850명당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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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명 밀집, 전쟁 전의 4배 넘어

열악한 환경에 질병 확산 우려 커져

경향신문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재민들이 텐트 옆에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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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피란민들이 밀려온 가자 남단 도시 라파의 생활 여건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라파에 가자지구 전체 인구 230만여명 가운데 150만명이 밀집해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쟁이 발발한 작년 10월 이후 교전 지역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까지 확산하면서 피란길에 오른 주민들이 이집트와 인접한 최남단 라파까지 몰려든 것이다. 이곳의 인구밀도는 전쟁 이전보다 4배 넘게 급증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구호단체가 라파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지만, 갈수록 심화하는 라파 지역의 인도적 위기를 막아내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 지역을 주기적으로 답사하고 있는 제임스 엘더 유니세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제 위생 기준은 화장실 1개당 최대 20명이지만 라파는 850명에 이른다”며 “라파의 샤워시설은 1곳당 3400명이 쓰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인 인권과 존엄성이 무너지는 상황”이라면서 “석 달 전 라파를 방문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엘더 대변인은 “국제 기준에 따르면 주민들은 매일 15ℓ의 물이 필요하지만 현재 가자지구의 가정은 1인당 하루 평균 1ℓ도 되지 않는 물을 쓰고 있다”며 “병원은 3분의 1만 부분적으로나마 운영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과밀한 환경과 열악한 위생 수준으로 질병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5세 미만 어린이 90% 이상이 한 가지 이상의 전염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사 증세를 경험한 어린이는 전체의 70%로, 2022년 대비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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