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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는 사람이 안 낫겠습니꺼"…김두관 "영남도 균형 맞춰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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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경남 양산시을①-김두관 더불어민주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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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길거리 인사를 하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김두관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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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어머, 의원님이세요?"

27일 오전 7시30분쯤 경남 양산시 웅상대로의 한 사거리. 쌀쌀한 날씨 속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횡단보도 앞에 섰다. 그는 이 곳을 지나는 차량들과 시민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지역구 현역 의원답게 많은 시민들이 그를 알아보고 호응했다.

남편과 함께 대화를 하며 길을 걷던 60대 여성은 김 의원을 마주치자 깜짝 놀랐다. 정말 김 의원이 맞느냐고 몇 차례나 묻더니 발걸음을 멈추고 그와 담소를 나눴다. 근처 건물에 있던 30대 남성 직장인 두 명은 김 의원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와 사진을 찍은 뒤 "파이팅"을 외치고 돌아갔다. 등교하던 중학생들은 "TV에서 본 아저씨"라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재선 의원이자 지역구 현역인 김 의원의 지역 내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 선거사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양산은 주거 형태가 아파트 비율이 높고 평균 연령이 40대 초반으로, 40대 중반인 경남 전체 평균보다 낮은 편"이라며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젊은 층들이 김 의원을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 양산에서 만난 시민들 중 적극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양주동 젊음의 거리에서 만난 50대 여성 상인 A씨는 "공약을 꼼꼼히 다 살펴봤는데 사실상 두 후보의 공약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러면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을 뽑는 게 맞지 않겠느냐.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김두관 의원을 찍겠다"고 강조했다.

양주동 이마트에서 만난 30대 남성 B씨는 "(김 의원이) 여기서 한 번 했고 두 번 정도까지는 기회를 줘야 사업이나 공약을 이행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양산이 후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구도 늘고 있고 교통편도 좋아지고 있다. 세세한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발전을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산은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에 속해 있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낙동강 벨트' 초입이라 격전지로 꼽힌다. 특히 양산은 창원, 부산, 울산 등과 인접해 있고 해당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인구도 많아 양산의 분위기를 잡으면 영남권 전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야 모두 선거 때마다 이 곳을 사수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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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길거리 인사를 하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김두관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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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양산시을이 마냥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김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승리할 당시 득표수는 4만4218표, 상대 후보는 4만2695표를 얻었다. 불과 1523표 차이, 득표율 격차는 1.68%p(포인트) 차이가 났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양산시을을 탈환하기 위해 영남권 3선 김태호 의원을 배치했다.

실제 접전을 예상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덕계시장을 방문한 50대 남성 C씨는 "이번 선거는 정부를 비판하느냐, 아니면 정부를 밀어주느냐의 싸움 아니겠느냐"며 "내가 볼 때는 양산 이 동네는 보수 쪽이 조금 더 강하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저번 선거처럼 두 분이 비슷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영남권 선거는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무조건 접전 상황이라고 본다"며 "4년 전에도 선거기간 내내 분위기가 좋았는데 투표를 불과 5일 정도 앞두고 부산에서부터 역풍이 불었다. 최선을 다해 끝까지 지역 주민들에게 호소하고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양산시을에 △웅상선광역철도 조기 착공 및 신도시 건설 △KTX 정차역신설 및 광역철도 환승 추진 △부울경메가시티 재추진 및 통합청사 유치 등을 공약했다. 그는 "양산시을 지역을 완전히 탈바꿈하는 데 대한 고민을 오래 해왔다"며 "이번에 3선이 되면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양산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유권자들을 만나면 민생이 너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도대체 정부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국정 독주를 막고 국회에서 견제할 수 있도록 영남에서 의석 균형을 맞춰주기를 지역구민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다. 지난 2년이 좋으셨다면 여당을 지지해주는 것이 맞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목소리를 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두관 의원과 김태호 의원은 2006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맞붙은 인연이 있다. 이번 총선이 '리턴 매치'인 셈이다. 당시에는 김태호 의원이 63.1%의 득표율을 기록, 25.4%에 그친 김두관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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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양산시 한 사거리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나가는 차량에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정수 기자


◇경남 양산시을은?

경남 양산시을은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였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양산시가 갑·을 선거구로 분구되기 이전까지 양산시는 더불어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분구 이후 양산시갑은 두 차례 연속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양산시을은 두 차례 연속 민주당 후보가 의석을 차지했다. 다만 양산시을의 경우 격차가 크지 않은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20대 총선에서 서형수 민주당 후보는 40.33%의 득표율을 기록해 38.43%의 득표율을 얻은 이장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눌렀다. 지난 총선에서는 김두관 민주당 후보가 48.94%, 나동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47.26%의 표를 얻었다. 두 후보 사이 득표수 차이는 2000표가 채 되지 않았다.

여야의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 초입인 만큼 민주당 지지세가 만만치는 않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양산시 평산마을에 정착했다는 것이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언제든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13.4%p차이로 이재명 당시 후보를 앞섰다.

이 지역 현역인 김두관 의원이 이번에 3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영남권 3선인 김태호 의원을 배치했다. 김태호 의원은 32대·33대 경남도지사를, 김두관 의원은 34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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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을은/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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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경남)=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양산(경남)=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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