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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김대식 찍을낀데" vs "고생한 배재정, 이젠 돼야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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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격전지를 가다-부산 사상구

"10년 고생했는데 이젠 돼야지예"...'부산 사상' 배재정의 2전3기

[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격전지를 가다-부산 사상구①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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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7일 부산 사상구 여성문화회관을 찾아 수업을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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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고생했는데 이젠 돼야지예"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지난 27일 부산 사상구 여성문화회관. 미술공예실에서 서예 수업을 준비하던 한 70대 남성이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악수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옆에 앉아 있던 60대 남성도 배 후보에게 "고생한다. 항상 마음으로 응원한다"며 쑥떡 2개를 건넸다.

4·10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3번째로 도전하는 배 후보에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도 아깝다. 배 후보는 1층부터 2, 3, 4층을 계단으로 오르내리면서 요리실, 섬유작업실, 어학실, 폐백실 등을 찾아 시민들에게 "10년을 달려왔는데 이제 2주밖에 안 남았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날 현장에는 배 후보와 단일화한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도 함께했다.

부산 사상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3선을 한 지역구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의원 배지를 단 곳이어서 민주당 입장에선 상장성이 있는 지역구다. 배 후보가 이후 20대, 21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장 의원에게 각각 1.63%p(포인트), 5.49%p 차로 패배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부산 사상구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 지역으로 떠올랐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배 후보는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이에 대해 배 후보는 "2번째 떨어지고 나서 정말 힘들었다.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 것인데 '내가 또 그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회의가 있었다"면서도 "내가 사상구에서 정치를 하고자 했던 이유를 되새겼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상대가 바뀐다고 상황이 쉬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하루하루 간절하게 절박하게 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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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7일 부산 사상구 축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유세 도중 한 상인이 /사진=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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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쯤부터 20여분 동안 여성문화회관 곳곳을 누빈 배 후보는 곧바로 인근에 있는 축산물도매시장으로 이동했다. 도보로 이동하는 틈틈이 배 후보는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행인이 없을 땐 도로 쪽으로 가서 지나가는 차량에 손을 흔들었다.

배 후보는 시장에 도착하자마자 "10년을 뛰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외치며 상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배 후보를 보고 먼저 인사를 해오는 시민들도 있었다. 배 후보는 상인들과 껴안고 어깨를 톡톡 두드리면서 대화를 나눴다.

한 80대 상인은 배 후보에게 "꼭 좀 열심히 해봐라. 돼라꼬 카는 소리다. 알제? 진짜 열심히 하드라. 벌써 몇 년이고. 이젠 끝을 봐야지"라고 말했다. 대화를 나눈 후 상인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배 후보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계속 인사하고 다닌다. 그게 기본이다 아이가"라며 "그게 사상구 사람인기고 잘 됐으면 좋겠지"라고 했다.

유세 도중 다른 한 상인이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라며 배 후보를 불러 세웠다. 30여년 동안 사상구에서 장사를 했다는 상인은 배 후보에게 차를 건네면서 "이번엔 돼야지예. 우리끼리도 '확실히 밀어줘야 안 되겠나' 칸다"고 말하자 배 후보는 "그게 제일 제 빽이라. 제가 달려왔던 것을 다들 기억해주니까. 피곤하고 지쳐있다가도 이렇게 차 한잔해주시면 또 원기 회복해서 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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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27일 부산 사상구에서 도로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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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례역 근처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은 "배 후보가 열심히 뛰는 걸 안다"면서도 "아직 마음은 못 정했다"고 했다. 한 70대 여성은 "아직 마음이 반, 반"이라며 "김대식 씨는 초면이지만 배재정 씨는 항상 싹싹하고 사상구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얼굴이 낯이 익다. 그래도 장제원 씨가 이웃 사람이라 마음이 갔는데 이번에 안 나온다고 하니까 진짜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60대 남성도 "장제원이가 큰 자리를 차지했었는데 이번에는 안 나오지 않느냐. 김대식이는 장제원이 민다카고"라며 "나는 배재정이를 응원하기는 해. 착하기도 하고 (사상구에) 오래 했으니까. 근데 좀 약해. 그래서 걱정이야. 유권자 표심이 약하고 계속 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까 봐"라고 했다.

배 후보의 슬로건은 '기본부터 강한 사상구 프로젝트'다. 배 후보는 "사상구가 2021년에 이어 2023년에도 부산 16개 구군 중에 떠나고 싶은 구군 1위였다. 너무 가슴 아프고 정치인들이 책임져야 하는 일"이라며 "제 아버지가 사상공단 양말 공장 노동자였기 때문에 잘 안다. 저도 부족한 것이 많지만 떠나고 싶지 않은 사상구로 변화시키고 싶다. 제 꿈을 사상구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기자 출신인 배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의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때 국무총리비서실 비서실장을 지냈고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배 후보는 5대 핵심 공약으로 △사상공단 통합 재생 프로젝트 △사상구 공교육 수준 향상 및 활성화 △공공 어린이병원 및 산후조리원 설치 △부산구치소 조속 이전 △소상공인 지원 허브센터 추진 등을 제시했다.



"어차피 찍을 낀데 만다꼬"…김대식 "부산 사상을 실리콘밸리처럼"

[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격전지를 가다-부산 사상구②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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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는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좌)와 사상구 현역 3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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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안 주셔도 됩니다. 어차피 찍을 낀데예~"

이번 4·10 총선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는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가 "심부름꾼 뽑는다 생각하시라"며 명함을 건네자 한 40대 여성 국민의힘 지지자가 손사래를 치며 이같이 답했다. 김 후보는 지난 19일 오후 사상구 괘법동의 대형 쇼핑몰 르네시떼 이곳저곳을 누비며 상인들과 고객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곳에 입점된 점포 수만 2000개가 넘는다.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한 50대 여성 상인은 "인사를 만다꼬(뭐 한다고) 이리 열심히 합니꺼"라며 "(인사) 안 해도 찍을게예"라고 말했다. 50대 남성 상인은 "무조건 2번, 죽어도 2번"이라고 외치며 "이번에 잘 해가지고 돼야 안 되겠습니까"라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이 김 후보의 명함을 살펴보며 "내 불만이 좀 있는데 나중에 전화해도 됩니까"라고 묻자 김 후보는 "언제든 받겠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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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후보가 지난 19일 쇼핑몰 르네시떼에서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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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두가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한 50대 남성은 "이번에 분발 좀 하셔야되겠다"며 "우리(더불어민주당)가 막 쫓아가고 있다"고 냉랭하게 말했다. "만날 말만 하지 말고 잘 좀 해보이소"라며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도 있었다.

김 후보가 출마하는 부산 사상구는 현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다. 이곳에서만 3선을 한 장 의원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지만 이른바 '낙동강 벨트'답게 더불어민주당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2012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의원 배지를 단 곳이 바로 사상구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배재정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부산·경남, 쿠키뉴스 동남권본부, 헤럴드경제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 24~25일 부산 사상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달 2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국회의원으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 김대식 50%, 배재정 43%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 전화 방식(ARS)으로 진행됐다. 가중값 산출 및 적용은 2024년 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 응답률은 8.8%다. (이 밖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절박한 심정으로 뛰고 있다. 낙동강 바람이 어떻게 불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방관하면 바로 지게 돼 있다. 절박하고 겸손하게 운동화끈을 조여 매고 더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p 지고 있다는 마음으로 계속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에 장 의원이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장 의원이 인지도가 높아 큰 도움이 된다"며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하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와 장 의원의 관계는 손흥민과 김민재의 관계"라고 했다. 한 팀 선후배로 승리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에게 사상은 제2의 고향이다. 10대 때 사상구에 자리를 잡고 주경야독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야간대학을 다녔다. 어렵게 국비유학생 시험에 합격해 일본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이후 대학 교수로, 총장으로 30여년을 살았다.

2007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 2008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2011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2017년 여의도연구원장 등도 역임했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을 위해 "젊은이들이 정주할 수 있는 사상구를 만들 것"이라고 공약했다. 그는 "사상구는 1960∼70년대 굴뚝산업으로 성장한 곳"이라며 "이제는 첨단 산업을 유치해 젊은이들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많은 기업들과도 미리 접촉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실리콘밸리, 경기 판교밸리처럼 사상밸리를 만들어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을 위해 생활 밀착형 공약도 다수 내놨다. 매일 새벽부터 사상구 12개 동을 돌며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은 결과다. 그는 "경로당 하나 지어달라, 주차장 하나 지어달라, 학생들 오가는 안전 통행로가 필요하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실현이 가능한 것들은 모두 공약집에 넣어놨다"며 "맞춤식 공약으로 구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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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국민의힘 부산 사상구 후보가 지난 19일 쇼핑몰 르네시떼에서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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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부산=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부산=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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