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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취업과 일자리

'재계 리더'로서의 조석래 명예회장, 국민 일자리 창출에 골몰...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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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은 국민의 믿음직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 특히 대기업은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009년 1월 1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전경련 신년사 중

29일 별세한 조석래 명예회장은 재계 리더 역할을 도맡던 경영인 중 하나였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았던 조 명예회장은 내부 회의 때마다 '일자리 늘리기'에 대한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

그가 '기업이 가야 할 길이 국민의 일자리 늘리기를 위한 것'이라는 신념을 체화했다는 기업인으로 회자되던 이유다. 조 명예회장은 20억원에 육박하는 사재를 출연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조 명예회장은 전경련 회장은 물론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2000~2009년)과 한일경제협회장(2005~2008년)을 맡아 민간경제 외교관으로 세계 곳곳을 다녔다.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국내외의 빡빡한 출장 일정을 거뜬하게 소화하며 왕성한 체력을 과시한 '철인'으로 통했다.

조 명예회장은 아버지인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영향으로 일본 와세다대학교 유학 시절이나 경영에 뛰어든 청년 시절부터 조국애가 남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홍구 전 총리는 "조 전 회장은 한국의 산업화와 글로벌화 과정에서 자신의 준비된 기량을 최대로 발휘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민간 외교관' 조 명예회장은 '한미 FTA' 체결이 대표적인 업적이다. 조 명예회장은 2000년 위원장을 맡고 있던 한미재계회의에서 한미 FTA 체결 필요성을 국내 최초로 제기했다. 이후 미국 의회를 직접 찾아가 협정 인준을 요청하고, 한미 FTA가 영화계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로 난항을 겪자 영화계와 정부 관계자들을 찾아가 설득했다.

조 명예회장은 '비자 외교'에도 앞장섰다. 2008년 '한미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에도 큰 기여를 하면서다. 비자 발급 절차 완화와 비자 면제 프로그램 참여를 요청하는 서한을 미 국무부 장관에게 보내고, 한미재계회의 내 비자분과위원회를 신설하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조 명예회장은 한미 FTA 발표 10주년인 2022년 미국·일본·중국 등과 경제 협력을 이끌고 민간 외교관으로 헌신한 공로로 영산외교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직언하는 재계 리더'이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1990년대 초 국회 재무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무슨 적금으로 얼마, 또 무슨 예금으로 얼마 떼이고 나니 정작 손에 쥔 것은 절반도 안 된다"고 은행에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사진=효성그룹]




아주경제=김혜란 기자 kh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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