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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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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싸고 좋은 유산균은 없다…가격보다 안전성 꼼꼼히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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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유산균 선택법





오래된 업체일수록 임상 자료 풍부

쎌바이오텍 한국산 유산균 균주 11종

FDA GRAS 안전성 인증 최다 획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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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 판매량도 늘고 있다.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즐겨 찾는 건 유산균 관련 제품이다. 실제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서 발표한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 1위는 유산균·장 건강 영양제(54.7%)였다. 인기에 힘입어 관련 제품도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안전성보다 맛이나 최저 가격으로 승부를 보려는 업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유산균은 살아 있는 균이라 체내에서 다양한 변수를 일으킬 수 있어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내 환경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 피로나 수면 부족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유산균은 잘못 복용하면 설사, 복통, 복부 팽만감, 피부 발진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안전한 유산균을 고르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내용을 살펴봤다.



업체 업력·스트레인 넘버 등 살펴야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서울ND의원 박민수 원장은 유산균 제품을 고를 때 “제조 회사의 신뢰성이 보장되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적합한 유산균 제품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업체의 경우 업력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업력이 오래될수록 임상 자료가 풍부하고 균주의 안전성이 검증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나 눈에 보이지 않는 생균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일은 무척 까다롭다. 균주 분리부터 유전자 검사, 안전성 검증, 상용화까지만 해도 최소 3~5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은 수입한 균주를 사용하고 OEM을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직접 연구를 수행하고 국내에서는 의무가 아니지만 ▶전체 염기서열 분석 ▶독성 인자 검사 ▶항생제 내성 검사 등의 안전성 검증까지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업체라면 더욱 믿을 만하다고 볼 수 있다.

유산균을 고를 때 스트레인 넘버(Strain number)도 확인하면 도움된다. 유산균의 가치는 ▶균주의 기원 ▶인체 안전성 ▶기능성 ▶인체 적용시험 등 연구 내용 ▶생존력 등 개별 균주의 품질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사용한 균주에 따라 제조 원가와 판매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름 없는 저렴한 균주를 대량 사용해 보장균수만 부풀린 제품보다는 믿을 수 있는 균주를 골라야 한다.

스트레인 넘버는 유산균의 이름 끝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락토바실러스 람노수스는 호모 사피엔스와 같은 생물학적 분류일 뿐이다. 그 뒤에 붙는 ‘CBT-LR5’ 등의 균주 명칭이 ‘홍길동’과 같은 이름이다. 동일한 ‘사람’도 성별과 나이, 국적, 생김새, 장단점이 제각각이듯 유산균도 균주에 따라 특징이 달라지므로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게 좋다.



미 FDA 등 안전성 인증도 확인해야



신뢰받는 기관으로부터 안전성을 입증받았는지 아닌지도 제품 선택 시 유용한 정보가 된다. 온라인 몰 구매가 활성화된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에서는 유산균이 약국을 통해 가장 많이 팔린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의료 전문가에게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강도 높은 절차로 안전성을 검증받았는지 파악한다.

대표적인 안전성 인증제로는 유럽식품안전청의 QPS(Qualified Presumption of Safety)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등을 꼽을 수 있다. QPS 인증을 받으려면 유산균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균주 동정 결과를 내야 한다. 항생제 내성 검사, 독성 인자 검사 등의 정보도 필요하다. 이뿐 아니다. 균주별 함량도 정확하게 표기해야 한다. 값싼 균주를 다량 넣어 보장균수가 많아 보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FDA GRAS는 미국의 최상위 안전성 인증 제도로, 이 역시 통과 과정이 만만치 않다. 전체 유전자 검사는 물론 인체 적용시험, 동물 유독성 검사 등의 연구 자료를 요한다. 이로 인해 지금껏 등재된 유산균이 단 68종뿐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유산균 전문 업체 쎌바이오텍이 한국산 유산균 11종으로 인증을 획득했다.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최다 건수다. 글로벌 유산균 전문 기업 크리스찬 한센의 경우 9종, 듀폰 다니스코는 7종, 모리나가는 6종을 인증받았다.

안전성 외에는 한국인의 장 환경을 고려했는지, 균주 배합률과 코팅 기술을 갖췄는지 잘 살펴보자. 한국인의 장은 마늘·생강·고추 등 강한 향신료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환경에 잘 녹아들기 위해서는 건강한 한국인의 장이나 김치 등에서 유래한 균주를 선택하면 좋다. 한국산 균주와 수입 균주에 고추, 마늘즙을 떨어뜨렸을 때 한국산 유산균은 살아남지만 수입 균주는 사멸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산균이 강한 위산이나 체온의 영향으로 사멸해 장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제품 섭취 시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만큼 인정받은 코팅 기술을 갖췄는지도 따져보도록 한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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