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출범 7년, '고객 4000만 시대']②중저신용자 포용 미흡 아쉬움
인터넷은행 3사,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그래픽=이지혜 |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영업을 시작한 지 6년만에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하며 은행판을 흔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은행의 '이자장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을 내세웠지만 결국에는 '이자수익'에 치중해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비이자수익 강화와 함께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지난해말 기준 순이자수익은 2조166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447억원) 대비 40.2%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성장세가 주효했다.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말 전체 여신 잔액(64조9583억원) 가운데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 잔액(61조2833억원) 비중은 94.3%에 이른다. 주담대를 무기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시중은행의 모델을 답습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터넷은행들은 순이자마진(NIM)은 △카카오뱅크 2.38% △케이뱅크 2.35% △토스뱅크 2.18%로 국민은행(1.85%), 신한은행(1.62%) 등 주요 시중은행보다 이자 마진폭도 크다.
이자수익과 달리 비이자수익 등 수수료 부문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으나 여전히 손실을 기록중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말 수수료 부문 순손실은 505억원으로 전년 동기(342억원 순손실)에 비해 손실폭이 확대됐다.
이에 인터넷은행이 비이자수익 사업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다.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를 포기하면서 '외화통장'을 내놓은 것은 향후 증권 계좌 연계 등으로 비이자수익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각각 공모펀드 상품 판매 출시, KB증권·한국투자증권·하나증권 등 증권사 계좌 개설 제휴 확대 등을 통해 비이자수익을 늘릴 방안을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출범 초기의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매일 이자 받기 등 출범 초기의 혁신처럼 소비자들이 기발하다고 느낄 상품을 내놔야 한다"며 "이를 통해 고객의 신뢰가 공고해져야 다른 대출상품이나 비이자 부문 서비스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이 출범 초기 목표로 내세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도 강조했다.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한 것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저신용자 포용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비즈니스로 인뱅의 장점이 될 수 있는데 지지부진하고 있다"라며 "중저신용자 부문 사업고도화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의 안정을 전제로 해외 진출도 강조했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 가운데 공식적으로 해외 진출을 선언한 곳은 카카오뱅크(태국)가 유일하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수익이 안정이 되면 해외진출을 해야 한다"라며 "해외금융협력위원회와 협업해 진출하면 현지 당국 및 시장과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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