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전경. 사진 한화오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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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호주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Austal) 인수를 추진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특수선 분야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우고 수익성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스탈은 호주와 미국 해군에 선박을 설계·건조해 납품하는 방산 기업이다.
로이터통신은 2일 오스탈이 한화오션에서 10억2000만 호주달러(8960억원)의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주당 2.825 호주달러를 책정한 가격으로 지난달 29일 오스탈 종가에 28.4%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한화그룹은 2022년 말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인수한 이후 해외 조선사를 추가로 인수해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된다. 잠수함과 함정 사업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한화오션이 특수선 사업부문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6개월 전 투자은행 유비에스(UBS)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오스탈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한다. 이후 몇 차례 수정 제안이 오간 후 지난 3월 실사에 나섰다. 하지만 현장 실사를 하루 앞두고 오스탈이 일방적으로 실사 취소를 통보했다. 오스탈은 “호주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작아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오스탈은 지난해 11월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오스탈이 해외 기업에 매각되려면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와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등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화오션은 “글로벌 로펌으로부터 CFIUS가 거래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런 의견을 바탕으로 오스탈 인수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스탈이 “한화가 이번 거래가 승인될 것이라는 확실성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인수 제안을 더 고려해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기면서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과 호주가 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화그룹은 K9 자주포, 레드백 등 방산 사업을 호주와 진행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오스탈과의 결합은 함정 분야 상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중국의 저가 수주 전략으로 상선 부문 경쟁이 치열해지자 특수선에 힘을 쏟고 있다. 조선 업계에선 글로벌 잠수함·함정 시장 규모는 향후 10년간 2430억 달러(32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오션의 오스탈 인수 추진도 특수선 사업 부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 내 특수선 사업 부문은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 중 해양 및 특수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5.1%로, 전년(14.5%)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해양부문은 48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특수선 부문은 821억원의 이익을 남기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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