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가 4일(현지시간)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는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의 말에 급락한 가운데 시장 영향력이 막대한 지난 3월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미국의 지난 3월 고용지표는 5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 공개된다.
미국 증시는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3대 지수 모두 1% 이상 급락했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4%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2% 내려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연금 & 투자'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연준의 경제전망요약(SEP) 설문조사 때는 올해 2번의 금리 인하가 적당하다고 답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이 더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고 "금리를 인하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고 말한 것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
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리치먼드 주택건설업협회 연설에서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때까지) 시간을 두는 것이 현명하다"며 "아무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부각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은 올초만 해도 올해 6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지난 3월에는 금리 인하 기대를 3번으로 낮췄다. 이처럼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는 과정에서도 증시는 큰 폭의 랠리를 지속했다.
하지만 4월 들어서는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증시가 지난 10월 말 이후 5개월 연속 랠리를 이어오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3월 말까지는 안정적이었던 국채수익률이 4월 들어 금리 인하 기대를 꺾는 소식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급등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올 여름까지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이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하향 안정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5일 발표되는 지난 3월 고용지표는 증시의 낙폭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고용지표가 너무 강하게 나온다면 카시카리 총재의 의견처럼 올해 금리 인하가 전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3월에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20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월 증가폭 27만5000명에 비해 대폭 둔화된 것이다.
3월 실업률은 3.8%로 전월 3.9%에서 소폭 떨어지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비 인상률이 4.1%로 전월 4.3%에서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은 설립자인 톰 에세이는 4일 보고서에서 지난 3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 시기를 오는 6월에서 늦여름으로 연기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며 이 경우 미국 증시는 또 다시 1% 남짓 하락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이 25만명을 넘기거나 실업률이 3.7% 이하로 떨어지거나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이 전년비 4.3%를 넘어가면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와 일치하는 "적당한" 수준의 고용지표가 발표되면 증시에 완만한 "안도 랠리"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비농업 부문의 취업자수가 5만명을 밑도는 등 "너무 차가운" 고용지표는 경제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국채수익률 급락을 초래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나쁜 경제지표가 오히려 더 낫다"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한편,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올 6월에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란 전망은 59%로 반영돼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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