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전천후 촬영 가능한 정찰위성 2호기 발사… 끝나지 않은 남북 우주경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스페이스센터에 석양이 내려앉을 무렵. 우리 군의 정찰위성 2호기를 실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이 발사 준비를 마치고 서 있었다. 오후 7시16분쯤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10초 간 숨을 고르던 로켓은 거대한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8시17분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국방부 대회의실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세계일보

우리 군 군사정찰위성 2호기가 지난 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케네디스페이스센터에서 정상적으로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빠르게 속도를 올리던 로켓이 맥스 큐(압력이 최대치에 도달하는 단계) 단계를 통과할 때는 화면상으로도 진동과 흔들림이 느껴지기도 했다. 로켓은 발사 후 2분 27초 만에 1단 발사체를 정상적으로 분리했다. 재사용 로켓인 1단 발사체는 재점화되어 회수 비행을 시작했고 분리된 2단 발사체는 푸른 지구를 등지고 비행을 이어가자 군 당국자들의 표정에는 안도감이 엿보였다. 정찰위성 2호기는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2분쯤 발사체와 성공적으로 분리되어 목표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 정찰위성은 오전 9시11분쯤 시도한 예비교신은 진행되지 않았으나 오전 10시57분쯤 시도한 해외지상국과의 본교신에는 성공했다.

신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도 이달 중순쯤 두 번째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북한 만리경 1호 발사부터 이날 우리 군의 정찰위성 2호기 발사까지 남북은 체제경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 경쟁적으로 위성을 발사하는 모습이다. 신 장관은 “북한의 정찰위성과 차이를 물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단언컨대 많은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8일(한국 시간) 군사정찰위성 2호기가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스페이스센터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천후 감시정찰 가능한 SAR 위성 한반도 환경에 적합

이날 발사한 위성은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으로 감시정찰에 최적화된 위성이다. 합성개구레이더는 지상으로 레이더를 쏘고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전파신호를 측정해 지상의 모습을 영상으로 복원한다. 이 때문에 구름 등 날씨에 영향을 받는 광학위성과 달리 기상조건이나 주·야간 가리지 않고 지상을 촬영할 수 있다. 특히 구름이 낀 날이 낮은 한반도 기상조건에 비추어 볼 때 SAR 위성의 활용 빈도는 더욱 높다. 국방부는 “이번 발사 성공으로 확보된 군 최초 SAR 위성을 통해 우리 군의 독자적인 정보감시정찰 능력이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세계일보

신원식 국방부장관이 8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우리 군 정찰위성 2호기 발사 현장 중계 장면을 참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방부는 425 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정찰위성 5기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EO/IR 위성인 1호기를 이날 SAR 위성인 2호기를 발사했고 올해 안에 3호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1호기를 제외한 4대는 모두 SAR 위성이다. EO/IR 위성 영상은 다수의 SAR 위성 영상들을 보정하고 확인하는 레퍼런스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북극을 지나는 태양동기궤도를 도는 1호기 EO/IR(전자광학/적외선위성)은 하루에 두 번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데 경사궤도를 도는 2호기는 하루에 5번 내외 혹은 그 이상 한반도를 방문해 대북 감시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SAR 센서 입장에서 보면 해상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6개월 정도의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전력화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올해 10월이면 정상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