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식장애 부가 치료로서 인지교정치료 적용 가능성 제시
디지털 기반 인지편향 수정훈련 예 |
국내 연구진이 신경성 폭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지편형 수정훈련’ 치료 효과 입증에 성공했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모즐리회복센터소장) 연구팀은 섭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해석편향 수정훈련을 시행한 결과, 섭식장애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김율리 교수와 부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문정준 교수, 덕성여대 심리학과 김미리혜 교수, 가톨릭대 심리학과 양재원 교수 등과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팀은 그간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지 교정 치료 효과는 연구는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신경성 폭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섭식장애는 청소년기와 청년기 여성에 호발하지만, 사실상 전 연령대, 남녀 모두 발생할 수 있는 정신질환으로, 평생 유병률은 9%다. 발병한 환자들의 3분의 2는 평균 9년의 만성적인 경과를 밟게 됨으로써, 인생에서 가장 활발해야 할 시기가 극도로 황폐해질 뿐 아니라, 가족도 고통을 겪는다.
섭식장애는 정신질환 중 치료에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조기 치료 시에 완치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치료비용을 절감하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신경성 폭식증(55명) 환자 등 섭식장애 성인 63명을 대상으로 인지해석편향 수정훈련을 시행한 개입군과 대조군을 8주 후 추적 관찰했다. 개입군은 통상의 정신과적 치료와 함께 인지교정 치료를 시행했으며, 대조군은 통상의 치료만을 지속했다.
연구 결과, 훈련을 시행한 개입군에서 섭식장애 치료 주요 목표인 △부정적 해석 편향 감소 △정서조절곤란의 감소 △부정적 주의편향의 감소 효과가 치료종료 후에도 지속됐다.
김율리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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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인지편향’은 애매모호한 사회적 상황의 결말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거나 예측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인지해석편향 수정훈련’은 거절당할 위험의 다양한 사회적 상황들을 묘사한 음성 시나리오들로 이뤄졌다. 잠깐의 정적 후 시나리오 상황은 긍정적인 결말로 마무리된다. 참가자는 긍정 해석 효과 강화를 위한 질문에 ‘예/아니오’로 답한다. 참가자의 응답에 따라 정답 여부에 대한 피드백이 주어진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김율리 교수는 “인지해석편향 수정훈련의 핵심 원리는 정적 동안 발생하는 참가자의 부정적인 자동 사고를 곧 이어지는 긍정 결말을 통해 반전 및 수정하는 것”이라며 “섭식장애 기저에 자리하고, 병을 유지시키는 인지적 왜곡이 이 치료를 통해 호전됨을 입증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부정적 사고 편향이나 거부나 거절에 과민한 ‘거절 민감성’이 높은 신경성 폭식증 환자들에서 이 치료가 효과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국제학술지 유럽섭식장애리뷰(European Eating Disorders Review)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투데이/송병기 기자 (songbk@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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