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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정동영 여의도 귀환 … 野 백전노장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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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매일경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전남 해남완도진도와 전북 전주병 선거구에 각각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10일 오후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받고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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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소위 '올드보이'들이 여의도로 귀환하기 위해 대거 출사표를 던져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기호 1번을 받아 총선에 나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은 여의도 정치권으로 복귀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한 과거의 유력 정치인들은 고배를 마셨다.

10일 공개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원장은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곽봉근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5선 고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지역구는 1942년 6월생으로 만 81세인 박 전 원장과 1945년 1월생으로 만 79세인 곽 후보 사이의 '최고령자' 대결로 주목받았다.

이 대결에서 승리한 박 전 원장은 헌정사상 지역구 최고령 당선자로 이름을 올렸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잘 알려진 박 전 원장은 14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후 전남 목포에서 18대부터 20대까지 내리 3선을 기록했다가 21대 총선에선 민생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그러나 낙선한 지 약 3개월 만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서 국정원장직으로 지명받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후 민주당 복당을 신청해 현역인 윤재갑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해남완도진도 공천장을 획득한 그는 결국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5선 의원' 타이틀을 달고 다시 국회로 돌아간다. 정 전 장관도 박 전 원장과 마찬가지로 21대 총선에서 전북 전주병 지역구에 민생당 후보로 출마해 김성주 민주당 당시 후보에 뒤져 낙선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22대 총선에선 자신을 꺾었던 현역 김 의원을 경선에서 이기고 민주당 공천장을 따냈다. 이후 본선인 총선에서도 경쟁자인 전희재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정 전 장관은 과거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고, 17대 대선에선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나서는 등 전국적 인지도를 자랑한다. 또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대표는 과거 정 전 장관의 팬클럽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초대 대표를 지냈으며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캠프에서 비서실 수석부실장을 맡았다.

이에 정 전 장관은 지난 1월 2일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을 지킬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기쁨보다 앞으로 짊어져야 할 책무를 더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종식하는 선두에 설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국회 복귀를 노린 '올드보이'는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안양동안을에 출사표를 던졌던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은 6선 문턱에서 무너졌다. 심 전 부의장은 2000년 16대 총선 때 경기 안양동안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한 뒤 20대 총선까지 해당 지역구에서 내리 5선에 성공하며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했다.

다만 21대 총선에선 이 지역구에서 비례대표 초선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하며 국회를 떠나야 했다. 2022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사퇴했고, 이번 총선에선 경선을 통해 다시 도전할 기회를 얻었지만 이번에도 이 의원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고향인 경북 경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5선에 도전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출구조사 결과 초선에 도전한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관측됐다. 당초 최 전 부총리는 조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유 있게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공천이 확정되자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

특히 최 전 부총리가 당선 후 복당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산을 찾아 "우리의 원칙은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 복당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히며 보수층 표심을 자극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전 부총리는 17대 국회에 입성한 후 대표적인 친박근혜계 의원으로 자리매김하며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다만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 연루되며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것은 물론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출당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며 일명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의 당사자였던 추미애 전 장관도 경기 하남갑에서 이용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지난 정권에서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을 일성으로 내걸며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는 등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그가 이번 총선에서 경쟁한 인물은 공교롭게 '윤석열 대통령 호위무사'로 불리는 이 후보여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추 전 장관은 15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한 후 같은 지역구에서만 17대 총선을 제외하고 다섯 차례 승리해 5선 의원이 됐다.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어 21대 총선은 불출마했지만, 이번 22대 총선에선 민주당에서 하남갑 지역구 전략공천을 받았다. 특히 추 전 장관은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를 경우 차기 국회의장 1순위 후보로 꼽힌다. 실제 국회의장 자리에 오른다면 헌정사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이 된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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