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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 금융 공공기관, 올해 신규 채용 확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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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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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 공공기관이 올해 신규 채용 인원을 대폭 늘린다. 취업준비생에게 금융 공공기관은 높은 연봉에 정년이 보장돼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그간 공공기관 ‘군살 빼기’를 강조해 온 정부가 기조를 바꾸면서 신규 채용이 확대됐다. 앞서 정부는 “어려운 취업 여건에서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기관에 대해선 ‘경영 평가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오는 19일까지 올해 정규직 신입 직원 10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 공고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연간 73명을 채용한 것과 비교해 27명 늘어난 수준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로 한계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기업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신규 채용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부실자산 처리 전문 공공기관인 캠코는 소상공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에 처한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부실 차주(돈 빌린 사람)가 증가하며 캠코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이에 따른 인력 확충도 필요해진 상황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31명을 모집했던 수출입은행은 올해 상반기 50명의 신입 행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 추가로 26명을 채용해 연간 기준 76명의 신입 직원을 뽑기로 했다. 국내 방산업계가 최근 잇따라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수출 금융 지원의 필요성이 커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K-방산은 2022년 폴란드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73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140억달러를 수주하며 2년 연속 100억달러 돌파 기록을 세웠다.

산업은행도 올해 160명의 신입 행원을 채용한다. 상반기 78명을 채용했으며, 하반기 80여명을 추가로 모집하기로 했다. 지난해 입행한 신입 직원 수가 85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산은이 채용 규모를 늘린 것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며 4, 5급 젊은 직원의 퇴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은을 떠난 직원은 87명으로 이 중 58명이 4, 5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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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전경.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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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인력을 감축해 온 금융 공공기관들이 신규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2년 7월 조직·인력 감축 및 재정 효율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과제로 내걸었다. 곧바로 이듬해 공공기관 정원을 1만명 이상 감축하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주요 금융 공공기관(한국은행·금융감독원·산은·수은·IBK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캠코·주택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 11곳의 일반 정규직 신규 채용 규모는 2022년 1268명에서 지난해 1214명으로 4.3%(54명) 줄었다.

올해 들어 기조는 급변했다. 정부는 신규 채용 규모를 확대겠다고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지난 1월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를 전년 대비 2000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신규 채용 성과를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금융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신규 채용을 늘리라고 주문한 만큼 다수의 기관이 채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 공공기관의 경우 하반기에 채용이 특히 몰리는데 9월부터 본격적으로 큰 장(場)이 설 것이다”라고 했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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