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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서열 무시' 이유로 온몸 멍들도록 자녀 때린 무속인 부모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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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듣지 않고 집안 서열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초등생 자녀를 온몸에 멍이 들도록 때리는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부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3단독 황해철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A(46)씨와 B(46·여)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각각 명령했다. 다만 피해 아동과 분리 조치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바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세계일보

전주지방법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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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사실혼 관계인 무속인 B씨는 A씨의 친자녀인 C(8)군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과 9월 신문지 50장을 말아 만든 55㎝ 길이의 몽둥이로 C군을 수차례 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같은 해 8∼9월 동일한 이유로 C군에게 무릎을 꿇게 하거나 출입문을 보고 반성하라며 장시간 벌을 세우는 등 4차례에 걸쳐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지난해 9월17일에는 C군이 ‘서열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문지 100장을 말아 만든 몽둥이로 온몸에 멍이 들도록 때리고, 고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도 때리는 등 7시간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로 인해 C군은 온몸에 피멍이 들었고, 타박상과 외상성 근육허혈 등으로 한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들 부부는 C군의 형인 D(10)군에게는 C군이 7시간 동안 체벌 당하는 장면을 지켜보게 해 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해당 범행은 C군의 몸에서 멍 자국과 상처를 발견한 학교 측의 신고로 알려졌다.

황 판사는 “자녀의 난폭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체벌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의사나 상담 치료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함께 양육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학대가 이뤄진 점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들 부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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