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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르포]"잊지 않고 있어요"…세월호 10주기 팽목항 다시 노란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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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10년 맞아 진도항 찾는 추모객 발길 이어져

뉴스1

14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팽목항) 방파제에서 추모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4.14/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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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스1) 박지현 기자 =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눈물이 나고 가슴이 먹먹합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오전 충남 공주에서 진도군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 최원준 씨(37) 4인 가족은 8년째 이곳을 찾고 있다.

최 씨의 큰 아들은 2014년 4월13일에 태어났는데 이틀 후 304명이 스러지는 대규모 참사로 마음에 남은 부채감 때문이다.

그는 "아이의 생일로 우리 가족에게는 행복한 날인데 누군가에게는 비극이라는 점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적힌 유가족의 '너를 잊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문구가 마음을 울린다"며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 씨네 가족처럼 10년 전 세월호 참사를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들이 이날 팽목항에 이어졌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부터 진도항 여객선을 타기 전 들러 기도하는 승객들, 동문회 단체 등 추모 발길은 이른 오전부터 끊임없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희생자 명단이 써진 벤치에서 이름을 되뇌이고, 낡은 리본 위에 새로운 리본을 묶어두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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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팽목항) 방파제에서 추모객들이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설치된 조형물을 보며 추모하고 있다. 2024.4.14/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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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에 앉아 생각에 잠긴 듯한 황서영 양(15)은 "그 배에 내가 타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싶다"며 노란 리본을 손에 들고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봤다.

노란 리본이 그려진 빨간 등대가 지키고 있는 팽목항 방파제는 참사 희생자와 가족 사이 마지막 이별 장소다.

10년의 세월을 보여주듯 팽목기억관 앞에 설치된 리본 조형물은 녹슬었고, 샛노란 리본은 색이 바래고 찢어진 상태였다.

추모객들은 10년이 지났지만 참사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며 우려하며 안전한 사회와 희생자 가족에 대한 지원 등을 요구했다.

세월호 시집을 낸 이상일 씨(85)는 "참사를 정쟁의 도구가 아닌 참사 희생자 가족에 대한 지원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세월호, 이태원 참사를 겪은 유족에 대한 트라우마 치유 지원을 국가가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에 탄 단원고 학생들과 동갑내기라는 황 모 씨(28)는 "눈 깜짝할 사이에 10년이 지났는데 행동으로 기억해야 비슷한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 같아 기억모임 같은 활동을 해오고 있다"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진도항을 찾아 추모 헌화와 묵념의 시간을 갖고 무고한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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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팽목항) 방파제에서 추모객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24.4.14/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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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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