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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자산시장 요동…금값 2500弗·유가 130弗까지 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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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확전 위기 ◆

매일경제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을 공격한 이스라엘을 겨냥해 이란이 12일 만에 대규모 보복 공습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수도 테헤란 영국대사관 앞에서 반이스라엘 시위대가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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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을 강타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금융 시장이 열리기 전이어서 직접적인 타격은 없었지만,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이 급락하고 금 같은 안전자산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원자재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유가 급등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동 지역 리스크 고조는 유가를 끌어올린다. 앞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12일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상승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고,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국가다.

특히 이란·이스라엘 전쟁 본격화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유가는 급등하게 된다. 호르무즈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 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난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래피던에너지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무력 충돌이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까지 이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중동 사태로 위험 회피로 급전환했다. 앞서 금은 12일 뉴욕 시장에서 6월 인도분 선물 기준 0.1% 상승한 온스당 237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말을 지나 15일 장이 열리면 또 사상 최고가 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값이 앞으로도 오를 요인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서 "월가에서는 2500달러를 찍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안전자산인 금은 대개 중동 사태처럼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인플레이션, 금리 인하 등에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금값은 올해 초 대비 약 1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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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스크 고조에 강세를 보이는 달러 역시 추가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유로화 등 주요 통화 6개와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2일 106.01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상화폐, 주식 등 위험자산은 하향 압박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13일 한때 9.6% 급락해 6만660달러까지 내려갔다. 알트코인 하락폭은 더 컸다. 솔라나는 24.1%, 리플은 23.4% 떨어지는 등 순간적으로 20~30% 하락했다. 최근 뜨거운 인플레이션 지표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회의론으로 주춤하는 미국 증시가 지정학 리스크 충격으로 이중 악재를 맞은 모습이다.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는 12일 이란 공습 전망에 모두 1% 이상 급락했다.

600억달러(약 83조원)가량을 운용하는 투자회사 케인앤더슨러드닉의 줄리 비엘 수석시장전략가는 "미국 증시가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될까 두려움)' 투자로 랠리를 이어나갔지만 이제는 'OMO(OK, missing out·이제 빠진다)' 투자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당분간은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동 사태) 초기에는 전면전으로 갈지 판단하기 어려우니 월요일·화요일 장은 가능한 한 위험 시나리오를 크게 볼 것"이라며 "전면전으로 안 가도 유가가 계속 높은 상태에서 움직이면서 주식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이란이 공습한 다음에는 중단해 두겠다고 말한 상황이다. 당분간 증시 하방 압력이 작용하지만, 폭락까지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기업 실적 발표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증시 움직임을 좌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서울 홍성용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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