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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안에선 ‘분열’ 동맹국은 “반격 반대”···대이란 보복 두고 이스라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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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전시내각이 텔아비브 키리야 군사기지에서 대이란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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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본토를 공습당한 이스라엘이 보복 결정을 두고 고심 중이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반격 시기와 방식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미국 등 이스라엘 동맹국은 이스라엘의 방어를 돕겠다면서도 확전 반대 뜻을 표명했다.

1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 전시내각 각료들은 이날 텔아비브 키리야 군사기지에서 세 시간 넘도록 이란 공습과 관련해 회의를 진행했다.

이스라엘 N12 뉴스는 논의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회동에서 각료 상당수가 이란에 보복을 단행해야 한다는 의견에 관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대응 시기와 강도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고 전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간츠 대표와 같은 당 소속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은 즉각 반격에 나설 것을 주장한 반면, 갈란트 장관과 할레비 참모총장은 이란이 쏘는 발사체를 요격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며 응전에 반대했다고 한다. 갈란트 장관 측은 공격을 시작한다면 미국과의 조정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루살렘포스트는 간츠 대표와 아이젠코트 의원이 이란에 보복하는 시기를 미룰수록 국제사회의 지지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즉각 대응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반면 전시 내각의 나머지 구성원은 이란 공격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총리실은 “그 반대가 사실이다”며 간츠 대표와 아이젠코트 의원이 아닌 다른 강경파들이 즉각적인 보복에 찬성했다고 N12에 해명했다.

대이란 보복에 대한 별다른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회의를 마친 전시 내각은 조만간 해당 문제를 재논의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보복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습이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지면 경제와 사회가 붕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4분기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들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사설에서 “이스라엘 동맹국, 특히 미국의 지원 없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무모한 일”이라며 하마스와의 전쟁이 6개월 넘도록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질 문제를 해결하고 휴전을 추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14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정상들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화상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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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고 있는 서방 국가도 확전을 반기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이란의 공습 이후 줄곧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존중하지만 반격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악시오스 등 미 매체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면서 “이란에 대한 어떠한 반격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7개국(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정상들은 이날 “우리는 이란의 직접적이고 전례 없는 이스라엘 공격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명확히 규탄한다”면서 이란을 겨냥해 “통제할 수 없는 지역의 긴장 고조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 이는 피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중동의 안보를 안정화하고 국내 경제 성장에 몰두해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도 이스라엘에 반격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한 걸프 국가 소식통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전쟁)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 모두가 상황을 억제하고 싶어한다”며 “아마 (중동 각국이) 광범위한 전화 외교를 진행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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