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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휴대폰 요금 월 7만원→4만원…‘통신 호갱’ 탈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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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24일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간판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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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통신사 호갱’이라 자책하면서도 똘똘한 고객이 되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했다. 휴대폰은 늘 통신사 대리점을 통해 24개월(혹은 30개월) 할부로 구매했고, 수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10만원대 고가 요금제에 가입한 뒤엔 ‘바쁘다’는 핑계로 더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하는 일을 잊고 살았다. 가족 결합과 인터넷 결합, 선택약정 할인 정도가 최선이라 여기며 평균 한 달 통신비로 7만원 정도를 냈다.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고물가 시대. ‘가계 통신비 인하하라’는 정부 압박에 통신 3사가 3만원대 5세대(5G) 요금제 등 중저가 요금제를 앞다퉈 내놨다. ‘이참에 나도?’ 통신비 다이어트에 돌입하겠다며 지인들에게 ‘한 달 통신비로 얼마나 내는지’ 물었다. 놀랍게도, 선택약정 할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나보다 더 심한 통신 호갱부터 통신 요금을 월 1만대로 유지하는 절약 달인들까지 다양했다.



직장인 이정민(32)씨는 2012년부터 매번 핸드폰을 자급제로 구매하기 시작한 뒤로 요금제 변경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족, 인터넷 결합으로 묶여 통신사 이동은 고려하지도 않았다.



두 달 전쯤 직장 동료인 박진아(30)씨로부터 ‘통신사 옮길 생각이 없으면 선택약정부터 얼른 신청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제야 통신요금의 25% 할인을 받는 선택약정 요금제를 신청했다고 한다. 매월 9만원의 통신 요금을 내던 이씨는 선택약정 할인을 받은 뒤론 월 6∼7만원 요금을 낸다.



이씨는 “약정이나 요금제 변경 같은 건 통신사의 마케팅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작 찾아보지 않은 게 아쉽다”며 “한편으론 다른 마케팅 전화나 문자는 엄청 보내면서 꼭 필요한 할인 안내도 좀 같이 해줬으면 어땠나 생각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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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절약 달인’이라고 부르는 직장 동료 박씨는 지난 3월 핸드폰, 인터넷 요금 모두 합쳐 6만1690원을 냈다고 한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의 4만원 초반대 5지 요금제를 쓰는 그는 인터넷, 가족 결합 할인은 물론 통신사 멤버십으로 1년에 100만원 정도 할인을 받고 있다. 여기에 ‘우주패스’ 같은 이동통신사의 오티티(OTT), 커피 전문점 등 결합 상품도 이용 중이다.



최근 오티티 구독 요금에 이어 이동통신 결합 상품제 요금도 잇따라 인상되면서 더 저렴한 요금제를 찾기 위한 소비자들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박씨도 그중 한명이다. 당장 다음 달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 인상으로 우주패스 결합 상품의 요금제도 오른다고 알려지자, 그는 아직 요금 인상 계획이 없는 엘지유플러스의 구독 상품인 ‘유독’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한다.



한소정(31)씨는 통신사가 꽁꽁 묶어 놓은 각종 결합을 깨고, 3년 전 알뜰폰으로 갈아탔다. 한 달 핸드폰 요금으로 1만6900원을 낸다는 그는 “2021년 케이티(KT) 통신 장애로 큰 불편을 겪었던 게 알뜰폰으로 갈아탄 계기”였다며 “아이폰 신제품이 나와 자급제로 구매하면서 각종 알뜰폰 이벤트를 알아봤다. 통신사 오티티 결합 상품도 다른 친구 3명과 이용하다 보니 알뜰폰이 더 나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요금제가 출시됐지만, 나에게 맞는 ‘최적’ 요금제를 찾는 길은 나의 한 달 평균 데이터 등 요금 사용량을 정확히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5개월 전 이사하면서 집에 인터넷 설치 없이 휴대폰 테더링으로 생활했던 터라, 인터넷을 사용했던 4개월 이전 시기 사용량을 조회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통신사 고객센터는 “대리점을 통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따로 열람 신청을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현재 통신 3사 모두 ‘고객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통신 사용량 조회 기간에 제한을 두고 있다. 엘지유플러스와 케이티의 경우 온라인이나 고객 상담센터 등을 통해 4개월까지 조회가 가능하지만, 그 이전 기간의 경우 대리점 방문을 통해 엘지유플러스는 12개월, 케이티는 13개월까지만 확인할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온라인, 고객 상담센터 등을 통해 6개월까지만 조회가 가능하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고객들의 개인정보 보관 기관과 사용량 조회 제공 편의 기간을 고민해서 적정 조회 기간을 정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정부는 여러 통신사의 요금제를 비교·탐색할 수 있게 ‘통신요금 종합정보 포탈’을 고도화하겠다고 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통신 3사가 이용자에게 주기적으로 이용 패턴에 기반을 둔 최적의 요금제를 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급한 대로 나와 근무 환경, 생활 패턴이 비슷한 직장 동료에게 평균 데이터 등 통신 사용량을 물었다. 평균 한 달 30GB 내외로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동료의 말에 이를 기준으로 5만원∼6만원대 요금제를 살펴봤다. 제공되는 데이터양이 각기 달라 고민을 거듭했다. 일할 때 이동이 잦으니 우선 월 6만3천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 무제한, 데이터 70GB가 제공되는 요금제를 택했다. 3시간 정도 걸린 요금제 검색과 상담을 통해 한 달 통신 요금을 7만원에서 4만원 후반대로 대략 2만원 넘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봄 내게 맞는 최적의 요금제를 찾아 통신요금을 가볍게 줄여보는 건 어떨까?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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