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8 (수)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르포]“계속 여기 남을 것” 발언에 박수 터져… 美 삼성전자 보조금 행사 가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정부인사 총출동

퀄컴·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도 축사 보내

조선일보

15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삼성전자 테일러 캠퍼스에서 열린 미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 행사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이 연설하고 있다./테일러=오로라 특파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 곳에 남을 것입니다(We are here to stay).”

15일(현지 시각) 오후 12시 30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삼성전자 테일러 캠퍼스’. 이날 이 곳에서 열린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발표 행사에 무대에 나타난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이 이렇게 말하자, 행사에 초대된 100여명의 정부 관계자, 삼성전자 임직원 및 삼성전자 고객사·협력사 관계자들 사이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경 사장은 “삼성은 지난 1996년 이곳 중부 텍사스에 뿌리를 내렸고, 생산라인 확대 뿐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며 “이번 투자는 반도체라는 제품에 대한 것만이 아닌, 산업 공동체를 위한 투자다”라고 했다.

조선일보

15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열린 미 정부의 삼성전자 보조금 지급 행사 전경./X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곡 ‘버터’가 배경음악으로 깔린 가운데, 현지 걸스카우트 대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행진하는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 행사장에는 ‘더 좋은 미래를 위해 뭉치자(United for better tomorrow)’라는 문구가 크게 쓰여져 있었고, 이를 배경으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 아라티 프라바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등 미 정부 주요 인사가 무대로 올라섰다.

이날 행사는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통과시킨 후 오랜 협상 끝에 삼성전자에 64억 달러(약 9조원)의 대규모 공장 설립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확정 짓는 자리였다. 무대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칩스법’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라고 쓰여진 표지판이 세워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에 화답하며 향후 10년간 이 지역에 400억 달러(약 55조원) 이상을 투입해 최첨단 반도체 생산시설과 후공정(패키징) 조립 시설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15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삼성전자 테일러 캠퍼스에서 열린 미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 행사에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연설을 하는 모습./테일러=오로라 특파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몬도 장관은 “삼성의 투자로 미국은 당장 오늘 반도체 생산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완전한 반도체 생태계 자체가 조성되게 됐다”며 “미국의 가장 혁신적인 산업 클러스터가 바로 이곳 센트럴 텍사스에 만들어질 것이며, 삼성이 이를 리드할 것”이라고 했다. “2년 전 바이든 대통령과 한국을 방문했을 때 평택공장을 둘러본 후, 대통령은 ‘미국에 이런 시설이 필요해’라고 말했었다”며 “2년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 평택 공장의 2배 규모의 시설이 이곳에 들어섰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투자로) 수만, 수천개의 ‘돈 잘 버는 일자리(Good paying job)’이 이곳에 생겨날것을 생각하면 흥분된다”고 했다.

로이드 도겟 의원은 “오스틴은 오래전부터 실리콘밸리에 필적할 ‘실리콘힐즈(hills)’를 조성해왔는데, 삼성의 투자로 ‘실리콘필드(field)’로 진화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최근 대규모 관광객을 끌어모은 개기일식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이 지역은 일식이나 일어나야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 앞으론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이클 매콜 의원 역시 “이 곳은 (핵무기를 개발한)맨해튼 프로젝트 이후 처음 보는 기술 혁신의 중심지(epicenter)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부인사들은 경계현 사장과 함께 주먹을 쥐는 ‘코리안 파이팅’ 포즈를 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들이 축사를 보내기도 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사전 녹화된 축하 영상을 통해 “삼성전자의 미국에서의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퀄컴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주요 대형 고객사 중 하나다. 엔비디아 젠슨황 CEO, 리사 수 AMD CEO 등도 “삼성과의 장기 협력을 기대한다”며 축사를 보냈다.

이날 미 정부는 현장 건축 근로자들을 포함한 현지 직원들을 100여명 초청하기도 했다. 행사장 밖에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행사를 지켜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건설 현장 근로자들이 쓰고 있는 헬멧에는 영어 이름과 함께 독음을 표기한 한글 이름이 함께 쓰여있기도 했다. 작업을 지시하는 한국인 매니저가 직원들을 부르기 쉽게하기 위해 발음표기를 추가한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삼성전자 테일러 사업장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발표로 현지 분위기도 밝다”며 “최근 새롭게 인력을 고용하느라 바쁘다”고 했다.

[테일러=오로라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