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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작가협회도 나섰다…'나는 솔로’ 남PD 둘러싼 논란의 쟁점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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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나는 솔로' 포스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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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Plus와 ENA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작가 크레딧을 둘러싼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는 모양새다. PD 갑질 논란으로 시작된 갈등은 작가의 저작권과 재방송료에 대한 문제로까지 번졌다.

시작은 남규홍 PD에 대한 폭로였다. 지난 8일 남PD가 ‘나는 솔로’ 작가들에게 “작가들이 한 게 뭐 있다고 재방송료를 받느냐”고 했으며, 자신의 딸 이름을 작가 명단에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남PD는 10일 ‘연출자는 왜 작가로 이름을 올릴 수 없나’ ‘작가와 연기자만 재방송료를 받는 건 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한국방송작가협회는 15일 공식 입장을 통해 “방송작가의 저작권과 표준계약서에 대해 사실을 왜곡했다”고 재반박했다.

◇작가 크레딧과 재방송료

작가협회에 따르면 현 재방송료 규정에 따라 협회 회원이든 아니든 대본을 쓰는 작가라면 재방송료를 받을 수 있다. 협회는 이 사실을 알게 된 즈음부터 남PD가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을 ‘작가’로 올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재방송료를 나눠 갖겠다는 의도라고 의심하는 이유다.

협회는 “작가의 재방송료를 탐하지 않았다는 남PD의 주장이 진심이라면 지금이라도 ‘나는 솔로’ 작가와 저작권을 명시한 집필 계약을 맺으라”고 요구했다.

남PD 측 촌장엔터테인먼트는 “PD도 작가 역할을 하면 그 근거를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스크롤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며 “재방료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PD가 재방료 지급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남PD는 “무수한 재방으로 작가들이 많은 돈을 받아 간 반면, 현장을 뛰어다니며 촬영과 섭외, 연출을 도맡아 한 PD는 단 1원도 받지 못했다”며 “이제 작가로서 누구나 이름을 올리면 받아 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으니 후배 PD들은 작가로서 일하면 재방료를 받아 갔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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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규홍 PD.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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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명단에 이름 올린 남PD 딸

남PD는 “딸이라서 작가로 올린 것이 아니라 작가이기 때문에 작가로 올린 것”이라고 했다. 남PD는 “(딸이) ‘나는 솔로’에서 자막 담당으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담으로 쓰고 있다”며 “악의적으로 아빠 찬스 운운하는 보도는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협회는 “남PD의 자녀가 자막 작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작가’로 올린 건 방송 제작 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수십 년 예능프로그램에 종사한 작가들은 그 어디서도 ‘자막’만 쓴다고 해서 ‘작가’로서 인정되거나 ‘자막 작가’로 명명하는 것을 본 적 없다고 말한다”고 했다.

◇작가 표준계약서와 드라마

남PD는 “’나는 솔로’는 드라마가 아니다”며 “재방료를 위해 작가가 가져온 건 표준계약서다. 그것이 드라마 작가들이라면 한 줄도 고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부 작가들이 드라마 작가를 기준으로 만들어놓은 약관(표준계약서)을 ‘나는 솔로’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건 오류”라며 “표준계약서는 표준일 뿐 수정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협회는 “2017년 방송사, 제작사 협회, 작가협회가 합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작성, 공표한 것이 표준계약서”라며 “현재 표준계약서는 드라마, 예능, 라디오, 시사교양 등 모든 방송 프로그램 집필 계약에 통용되고 있다”고 했다. 협회는 “남PD가 작가들과 맺은 계약서는 ‘용역계약서’였다”며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계약 당사자의 권리 및 의무와 수익배분에 관한 사항을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하지만 이를 위반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양측 모두 갈등 해소를 원한다고 했다. 남PD는 “40년 전 작가들이 작가협회를 통해 정당한 권리를 찾았듯이, PD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시대 변화에 적응할 새로운 합의점이 속히 나와서 불필요한 갈등이 해소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협회는 “남PD는 지난 3년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했던 동료 작가에게 사과하고, 하루속히 작가의 저작권을 명시한 집필 계약 체결을 촉구한다”며 “해당 프로그램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방송사가 사태의 조속한 해결에 나설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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