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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1인 1닭’ 한다고요?…이제 마리당 2만원 훌쩍 넘는데?”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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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끝나자 인상 행렬…치킨·버거 등 외식물가 다시 ‘들썩’

세계일보

굽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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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국민간식’이라 불리는 치킨, 햄버거 등 외식물가가 치솟고 있어 소비자들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 측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가격을 진작 올렸어야 했던 것을 그간 억누르고 있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규제당국의 시각은 사뭇 다른 듯하다. 최근 가맹본부 횡포를 막기 위해 관련 불공정 행위 신고사건에 대한 신속처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치킨 가맹사업이 유통마진을 많이 남긴 가장 많이 남기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주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이들 업종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들여다보는 동시에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굽네치킨 “가맹점 수익성 악화…부득이하게 인상”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의 한 메뉴 가격은 1만9900원이다. 2022년 이후 2년 만에 주요 메뉴 9개 품목의 가격을 1900원씩 올린 것인데, 가격 인상 폭은 10%를 웃돈다.

사측은 "그간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이 상승해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되어 부득이하게 인상했다"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파이스도 유사한 이유로 주요 메뉴들의 가격을 100~800원가량 올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 치킨 1마리 2만원 미만은 찾기 쉽지 않아 '국민 간식' 가격으론 부담스러워졌다는 게 소비자들의 중론이다.

다른 식음료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근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치킨 마진율 8.2%…“과도한 마진 수취, 갈등 소지 상존”

뉴시스와 공정위 '2023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외식업종 가맹점 평균 매출액 대비 가맹점 평균 차액가맹금 비율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오른 4.4%로 집계됐다.

차액가맹금은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로부터 공급받는 상품과 원지료, 부재료, 원자재, 부동산에 대해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대가 중 적정 도매가를 넘는 부분을 뜻한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들을 상대로 거두는 유통마진인 셈이다.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 비율을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치킨업종 차액가맹금은 2021년 7%에서 2022년 8.2%로 상승하며 1위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이번 가맹사업 현황 조사 결과를 두고 "외식업종에서 차액가맹금 비율이 소폭 상승하고 차액가맹금 지급금액도 증가하는 등 가맹본부의 일방적 필수품목 지정과 과도한 차액가맹금 수취로 인한 갈등의 소지도 상존한다"고 판단했다.

공교롭게도 공정위는 지난 3월 치킨 등 가맹분야에서 일어나 불공정 행위 신고 사건에 대한 신속 처리를 예고한 바 있다.

공정위는 ▲필수품목을 과도하게 지정하고 가맹본부로부터 구매할 것을 강제하는 행위 ▲다수 가맹점주 사전동의 없이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가맹점주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행위 ▲가맹희망자에 정보공개서를 제공하지 않고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행위 ▲예상매출액 범위 관련 허위·과장된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가맹금 예치·반환 의무 위반행위 등을 중심으로 법 위반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과도한 차액가맹금 수취 논란 여전…언제쯤 개선될까?

이중 필수품목을 과도하게 지정하거나 가맹본부로부터 구매할 것을 강제하는 행위는 차액가맹금 비율에 영향을 미친다. 필수품목에 대해 적정한 마진 수준을 넘어서 부당한 이득을 거둘 정도로 높은 가격을 책정하거나 필수품목을 필요 이상으로 구매하게 하는 경우 차액가맹금 비율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공정위에 지난달까지 접수된 신고 중 필수품목을 과도하게 지정하고 가맹본부로부터 구매할 것을 강제한 사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bhc, 굽네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와 메가커피 등 커피 업체에 대한 현장조사를 나가기도 했다.

이에 공정위는 필수품목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사전에 정한 절차에 따라 가맹점주와 협의토록 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중이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과 차액가맹금 수취로 인한 가맹점주의 고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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