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24년 외교청서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또다시 주장했다. 강제징용 및 위안부와 관련 판결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한국을 14년 만에 '파트너'로 칭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독도체험관을 찾은 관람객이 독도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일본은 이날 발간한 올해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억지주장을 되풀이했으며 우리 정부는 주한 일본 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억지 주장한 데 대해 철회를 촉구하며 항의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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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이날 지난해의 외교성과 및 전망을 담은 2024 외교청서를 발표했다.

일본은 한국과 관련해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 일곱 차례 회담한 점을 언급하며 "2023년은 한일 관계가 크게 움직인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또 특집 목차로 '한·미·일 3국 연계' 코너를 구성해 지난해 최초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세 나라의 정상이 만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내용 등을 담았다.

한국을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는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일본은 "인도 태평양 지역의 엄중한 안보 환경을 감안할 때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2010년 한국을 '파트너 국가'로 칭한 뒤 14년 만에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2022년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한일 관계가 크게 개선됐음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독도 영유권,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위안부 등 양국 현안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은 "한국과 일본에는 다케시마(독도를 일본에서 부르는 말) 영유권을 둘러싼 문제가 있지만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보나 국제법으로 보나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다케시마를 계속 불법 점령하고 있다"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일본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 지난 2월 한국 대법원이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의 공탁금을 수령하도록 한 판결에 대해 "지극히 유감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 간 재산·청구권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경제협력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썼다. 2015년 12월 한일 외교부 장관 회담에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로 확인됐다"고도 했다.

1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대합실에서 일본 외교청서 관련 뉴스속보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16일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거듭 주장하는 동시에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소송에서 일본 피고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판결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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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은 중국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이번 외교청서 내용을 보도했다. 청서는 5년 만에 중국에 대해 '전략적 호혜 관계' 표현을 썼는데 닛케이는 "중국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의 전략적 이익에 기초한 호혜적 관계'라는 수식어를 회복했다"며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이 이날 각료회의에서 (중국과) 이같은 관계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및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조치 등 현안에 대해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일본은 중국의 대외적 태도 및 군사 동향에 대해 "일본과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항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자 종합적인 국력과 동맹국 등의 연계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를 요구한다"고 규탄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준비임을 언급하며 "일본인 납치 문제는 시간적 제약이 있는, 한순간도 허투루 할 수 없는 인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주요 선거가 24년 만에 잇달아 치러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각국의 국내 정치와 국제 관계가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국제 정세가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안보 협의체)와 G7(미국·영국·독일·일본·이탈리아·캐나다·프랑스) 등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 사이 프레임워크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했다.

각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을 소개하기 위한 특별 페이지도 외교청서에 실렸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복구와 재건을 위한 일본의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노력이 언급됐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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