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30 (화)

폭행당한 건국대 거위 ‘피눈물’…사람 좋아 다가왔을 텐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서울 건국대의 마스코트로 사랑받던 거위 ‘건구스’가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에는 동물 학대 영상과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울 건국대학교 호수에 살며 재학생과 시민들에게 사랑받던 거위 ‘건구스’가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동물단체는 거위를 폭행한 남성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16일 동물자유연대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11일 오후 3시30분께 한 중년 남성이 서울 광진구 건국대 안 일감호에 사는 거위 가운데 한 마리를 여러 차례 때렸다. 이 호수에 사는 거위들은 ‘건구스’라고 불리는데, 건국대의 ‘건’과 거위를 뜻하는 영어단어 ‘구스’(Goose)를 딴 애칭이다. 건구스들은 교내신문에 ‘우리 대학의 마스코트’라고 소개되며 재학생들과 일감호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한겨레

서울 건국대의 마스코트로 사랑받던 거위 ‘건구스’가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서울 건국대의 마스코트로 사랑받던 거위 ‘건구스’가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건대신문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한 시민에게 받은 영상을 보면 (남성이) 건구스들 중 한 마리의 머리를 바닥에 닿을 만큼 손으로 계속 때리고 있었다. 거위가 반격을 해보려고 했지만, 힘이 센 성인 남성에게는 어떠한 저항도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폭행을 당한 거위는 결국 머리를 다쳐 피까지 흘렸다.



동물자유연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행 장면이 담긴 제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남성은 손에 장갑을 끼고 거위를 유인하는 듯 손을 흔들다가 막상 거위가 다가오자 머리를 여러 차례 세게 내려쳤다. 거위들은 평소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아 곧잘 다가왔다는 것이 동물자유연대의 설명이다.



한겨레

서울 건국대의 마스코트로 사랑받던 거위 ‘건구스’가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영상을 직접 촬영했다는 누리꾼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달고 “처음에는 그냥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영상 속 아저씨가 건구스를 점점 더 심하게 때리는 모습을 보고는 8초 정도 증거 영상을 찍었으며 이후 곧바로 제지했다”며 “나뿐 아니라 지나가던 많은 학우가 멈춰서 아저씨를 말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동물자유연대는 거위를 폭행한 남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관할 경찰서에 고발했다. 또한 이날 건국대를 찾아 건구스들의 건강 상태 등을 점검했다. 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위기동물대응팀 팀장은 이날 한겨레에 “다행히 폭행당한 건구스의 상처가 어느 정도 회복되어 치료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었다”면서도 “교내에 거위 말고도 고양이, 왜가리, 청둥오리 등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어 추가적인 동물학대가 일어나지 않도록 학교와 교내 동아리 등과 협력해 동물학대 방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누구든지 필요한 방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구를 사용하는 등 잔인한 방식으로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보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