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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12명 조국당도 '교섭단체'…민주당, 정치개혁 공약 벌써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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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20→10석 완화해야"…민주 "구성 요건 하향해야"

과반 압승 나오자 돌연 변심…3번째 정치개혁 공약도 파기 가능성

뉴스1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4.1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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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총선에서 정치 개혁 공약으로 내걸었던 '상생 국회'를 위한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실제로 추진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이 단독 과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조국혁신당과의 전략적 협치가 더 이상 필수적이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가 돼 주요 안건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다면, 민주당 입장에선 국회 현안에 협의 대상이 더 늘어나게 돼 부담이다. 21대 국회 개원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 불이행'을 강조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해 왔던 민주당이 이번 '정치 개혁 공약'을 지켜낼지 주목된다.

◇교섭 단체 구성요건 완화 '긍정→부정' 불과 2주만 왜?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교섭 단체 구성 요건 완화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질문에 "18개 상임위의 교섭단체는 의사일정을 진행하는 간사를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임위의 숫자보다는 많아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현행 20인 이상 유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전날(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현행은 계속 유지는 돼야 되겠죠"라며 '20석 기준은 그대로 유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냐'고 되묻는 질문에 짧게 "네"라고 답했다.

이러한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한 민주당의 부정적 태도는 총선 전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앞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5일 용혜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당선인(당시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현재는 20석이지만, 10석으로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화답해 민주당은 같은 달 27일 '22대 총선 정치개혁 정책'을 발표하면서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민석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 상황실장은 "구체적 기준을 숫자로 제시하는 게 적절치 않지만, 싸우지 않는 상생 국회라는 측면에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하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불과 2주 만에 뒤바뀐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두고 총선을 통해 몸집을 키운 조국혁신당에 대해 민주당이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법에 따르면 20명 이상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원내 진입한 20명 미만 군소정당은 협력해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국회 교섭단체가 되면 의사일정 변경 요구권, 국무위원 출석 요구권, 국회 윤리 심사 징계 요구권 등을 갖기 때문에 원내 영향력이 커진다.

이번 총선으로 비례대표 12석을 차지해 원내 3당이 된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선 8석이 더 필요하다. 22대 국회 진입한 범야 군소정당으로는 진보당 3석(정혜경·전종덕·윤종오), 기본소득당(용혜인), 사회민주당(한창민) 등이 있다.

만약, 조국혁신당이 이들을 포함해 더불어민주연합 내 시민사회 추천 몫으로 당선된 2명(서미화·김윤)과 '비명계'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새로운미래 당선인까지 포섭하게 된다면 총 8명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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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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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교섭단체 완화 공약 불이행시…정치 개혁 약속 3번째 '불이행'

한편,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가 될 경우 어떠한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가늠 중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가 된다면 현재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거대 야당 독주' 프레임을 걷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중요한 의사일정마다 캐스팅 보트가 돼 조국혁신당이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긴다.

또한 조 대표가 이재명 대표의 잠재적 대선 경쟁 상대라는 점도 친명(친이재명)계에게 부담이다. 조 대표가 민주당 내 권력싸움에서 밀려난 친문재인(친문)계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

반면, 최종 결정권을 가진 이 대표가 여러 우려에도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에 대해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또다시 정치개혁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선 주자로서 이 대표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또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와 위성정당 금지 등 정치개혁 약속을 이미 두 차례나 어긴 바 있다. '대선 공약 불이행'을 강조하며 21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을 압박해 온 민주당의 입장에서도 이번 공약을 그저 외면하기엔 정치적으로 부담이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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