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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60세 넘은 노인도 한다”… 직접 라이브 방송 뛰는 中 전기차 회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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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온라인 라이브 방송에 등장해 소비자와 적극 소통하고 있다. 신차 발표회 등 공식 석상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던 이전의 ‘신비주의’ 행보와 정반대다. 가격 인하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진 만큼, 소비자에게 직접 자사 자동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7일 중국 계면신문과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55) 회장 겸 CEO는 웨이보(중국판 X)를 통해 “18일 오후 4시에 라이브 방송을 열어 여러분과 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샤오미 SU7이 출시된 지 20일도 되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너무 많다. 주문량은 우리가 예상한 가장 낙관적 수치를 훨씬 초과했다”며 SU7 출시와 관련된 뒷이야기를 풀어놓을 것을 암시했다.

직접 온라인 라이브 방송에 나서는 전기차 기업 CEO는 레이쥔 뿐만이 아니다. 한때 중국 자동차 업계 최고 갑부로 꼽히기도 했던 웨이젠쥔(60) 창청차 회장은 지난 15일 자사 라이브 방송에 등장해 네비게이션 기반 자율주행(NOA) 기능을 직접 선보였다. 그는 “앞으로 라이브 방송 횟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퉁웨(62) 체리차 회장과 리수푸(61) 지리차 회장 역시 최근 카메라 앞에 섰다. 인 회장은 “60세가 넘은 노인이 억지로 끌려 나왔다”며 “위청둥(화웨이 CEO)과 레이쥔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지난 15일 라이브 방송에 나선 웨이젠쥔(오른쪽) 창청차 회장./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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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자동차 업계 특유의 보수적 분위기를 깨고 직접 소비자와 소통에 나선 것은 부쩍 치열해진 시장 경쟁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공급량은 늘어나는 반면 경기 둔화로 수요는 줄었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지난해부터 출혈 경쟁에 돌입했는데, 더 이상 가격 차원에서 승부수를 던지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제는 전기차의 기능과 브랜드 이미지가 새로운 경쟁 수단이 됐다. 이를 알리기 위한 수단이 각 회사 CEO들의 라이브 방송인 셈이다.

실제 중국 전기차 시장의 순위는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BYD를 제외하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달 1~7일 판매량을 보면, 2위~5위는 각각 리샹, 원제, 링파오, 지커가 각각 차지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주인 8~14일 판매량에선 직전까지 7위였던 테슬라가 3위로 올라섰고, 원제와 링파오, 지커는 한 계단씩 뒤로 밀려났다. 샤오미가 8위로 처음 등장한 것도 순위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계면신문은 “라이브 방송은 자동차 회사 대표들이 정보를 전달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며 “자동차 기능에 업계 경쟁의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 부분에서 아직 부족한 기업들은 기술력이 업계 동료와 동일한 경쟁 수준에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라이브 방송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기술력이 뒤처져 있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자리 잡는 순간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약 200여명의 자동차 업계 임원이 웨이보에 계정을 개설했는데, 이 중 30%는 지난해 들어 처음 SNS 활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일종의 ‘팬덤’을 형성해 소비자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전기차 CEO들이 라이브 방송에 나서는 목적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것으로 평가받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웨이보 팔로워 수가 2367만명에 달한다. 웨이젠쥔 창청차 회장은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웨이보 계정을 개설했는데, 현재까지 23만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1세대인 웨이라이의 리빈(50) 회장은 지난달 더우인(중국판 틱톡)에서 라이브 방송을 했는데, 총 383만8000명이 시청하기도 했다.

베이징=이윤정 특파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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