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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이슈 선거와 투표

국민의힘 대표 선거 변수 ①당원 100% 룰 ②윤심 ③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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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22대 총선 국민의힘, 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가 열린 16일 국회에서 나경원 당선인이 권영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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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오는 6~7월 조기 전당대회를 여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차기 당권주자로 누가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4·10 총선에서 참패한 만큼 나경원·안철수·김태호·권영세·윤상현 등 험지에서 살아돌아온 중진 당선인들이 먼저 물망에 오른다. 총선이 끝났기 때문에 지난해 전당대회처럼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크게 작용하진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이 수도권 민심에서 멀어진 원흉으로 지적받은 전당대회 ‘당원투표 100%’ 규칙을 바꿀지가 변수다.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주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7일 국민의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당내에선 먼저 서울 ‘한강 벨트’에서 야당의 집중 견제를 돌파해 나란히 5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동작을)·권영세(용산) 당선인이 거론된다. 당의 요구로 ‘낙동강 벨트’ 경남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겨 4선에 성공한 김태호 당선인, 수도권 5회 연속 당선 기록을 쓴 윤상현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도 명분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원조 친노’ 이광재 전 의원을 꺾은 안철수 당선인, 대구와 강릉에서 각각 6선, 5선 고지에 오른 주호영·권성동 당선인도 하마평에 오른다.

총선에서 참패한 지 1주일밖에 지나지 않아 당장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없다. 나 당선인은 이날 통화에서 “일단 지역에 신경을 쓰겠다”고 당대표 출마에 대해 말을 아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의 압박으로 출마를 접은 점이 당정관계의 변화를 꾀해야 하는 현시점에선 강점으로 꼽힌다. 나 당선인은 전날 국회에서 당내 여성 당선인들과 차담회를 해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세력화라는 분석이 나왔다. 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권영세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5선 중진으로서 정부의 성공에 책무가 분명한 만큼 어떤 위치에 있든 없든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나 당선인과 유 전 의원이 앞섰다.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성인 1004명에게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유 전 의원이 24.0%, 나 당선인이 18.2%였다. 이어 안철수(9.9%)·김태호(6.5%)·주호영(4.2%)·권영세(3.2%)·윤상현(2.4%)·권성동(1.6%) 당선인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나 당선인이 28.6%로 압도적 1위였고, 김 당선인과 안 당선인이 13.5%, 13.2%로 뒤를 이었다. 유 전 의원은 7.8%였다. 현재의 ‘당원 투표 100%’ 규칙대로라면 나 당선인이 유리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면접 10.3%, 무선자동응답(ARS) 89.7%로 응답률은 2.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포인트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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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에서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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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지난 전당대회처럼 윤심이 관철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총선 공천이 끝나 의원들이 대통령의 말에 휘둘릴 필요가 없고,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인 관계 때문에 총선에 졌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의 한 3선 당선인은 “대통령이 누구를 민다고 해도 민심의 지지를 못받으면 따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에 여론조사를 반영할지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였던 규칙을 당원 100%로 바꿨다. 대중적 지지가 미흡했던 윤심 후보 김기현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탓에 영남 일색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수도권 민심이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여론조사를 다시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온다. 지난해 당대표 2위로 탈락했던 안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대표로) 뽑힌 전당대회가 민심 50%, 당심 50%였다”며 “(규칙을) 바꾸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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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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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 주류인 친윤계가 당원 투표 100% 규칙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론조사를 반영하면 유 전 의원 같은 비윤계 후보가 당선될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 측은 현 상황에서 출마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진 않는 분위기다. 유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이 전혀 바뀌지 않았는데, 지금 대표가 돼봤자 성과 없이 책임만 뒤집어쓸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개혁 성향의 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이 30대 기수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김 당선인은 이날 채널A 유튜브 방송에서 “제 의지와 뜻만으로 여러 난맥상을 풀 수 있다고 자신하기 어렵다”며 “(이준석 전 대표 사례로 인해) 젊은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에 여전히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은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로 출마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면 변수가 될 수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다음날인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나부터 깊이 반성한다”며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회관 앞 등에는 지난 15일부터 등장한 한 전 위원장 응원과 복귀 희망 화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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