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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홍콩 비트코인 ETF 승인에…'가상자산 금지국' 중국, 투자 길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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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 투자자, 홍콩 ETF 매수 불가능할 것" 전망 제기

ETF 전문가 "중국 본토 참여 없으면 '승인 효과' 제한적"

뉴스1

30일 (현지시간) 중국 국경절을 하루 앞두고 홍콩 침사추이의 거리에 중국 국기와 홍콩기가 걸려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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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홍콩 금융당국이 비트코인(BTC) 및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가운데, 이번 승인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중국계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퍼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 투자자가 홍콩 비트코인 ETF에 투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 중국 규제당국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일각에서는 중국인 참여가 불가능할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인 참여가 불가능할 경우 홍콩 ETF 승인에 따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본토 투자자 '거래 가능 여부' 놓고 의견 '분분'…"추가 확인 필요"

지난 15일(현지시간)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자산운용사인 하비스트펀드, 보세라 자산운용-해시키 캐피탈, 차이나AMC의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ETH) 현물 ETF를 승인했다. 해당 ETF 상품은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예정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것은 아시아 최초다. 또 이더리움 현물 ETF를 같이 승인한 것도 이례적이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미국은 아직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았다.

승인 소식이 알려진 직후 가상자산 시장은 잠시 활기를 띠었다. 이번 홍콩 ETF 승인으로 '가상자산 금지국' 중국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21년 9월 가상자산 거래, 채굴 등을 완전히 금지한 바 있다.

앞서 가상자산 서비스 플랫폼 매트릭스포트는 홍콩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되면, '사우스바운드'를 통해 중국 본토 투자자들로부터 최대 250억달러 규모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우스바운드는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을 매수하는 채널이다.

반면, 부정론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인 투자자가 홍콩 비트코인 ETF를 거래할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아서다.

중국계 가상자산 미디어 우블록체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OSL 최고경영자(CEO) 패트릭 팬(Patrick Pan)을 인용,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투자가 가능한지에 대해 다뤘다. OSL은 홍콩 비트코인 ETF 발행사 3곳 중 2곳과 제휴한 가상자산 플랫폼 업체다.

OSL 측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사우스바운드를 통해 홍콩 비트코인 ETF를 매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발행사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중국 당국의 입장 정리가 필요한 만큼, ETF 상장 초기에는 중국 외 지역 자금이 주로 유입될 것으로 봤다.

앞서 우블록체인은 "홍콩 ETF 발행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사우스바운드 펀드를 통해서는 가상자산 관련 ETF를 구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ETF 전문가'로 잘 알려진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또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참여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X(구 트위터)를 통해 "홍콩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 ETF) 매수가 가능하고, 중국 정부가 단속하지 않는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겠지만 내가 아는 한 중국 정부는 가상자산 관련 ETF 매수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토 투자 못하면 효과 제한적…'테스트베드' 성격은 있어

전문가들의 전망대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참여가 불가능할 경우, 홍콩 비트코인 ETF 상장에 따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에릭 발추나스는 "앞서 홍콩 비트코인 ETF로 250억달러가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5억달러만 유입돼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홍콩 ETF 시장 규모가 500억달러 수준으로 작은 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받은 3개 발행사의 자산 운용 규모가 모두 작은 점(미국의 블랙록 같은 큰 회사가 없는 점) △거래 수수료가 1-2%로 높은 점 등을 꼽았다. 이에 더해 가장 강력한 근거로는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참여가 불가능한 점을 들었다.

가상자산 인플루언서 비트코인가이드(Bitcoin Guide)도 X를 통해 "시장의 진정한 전환점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ETF 매수가 가능할 때 일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단, 중국 투자자들의 참여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홍콩 ETF는 '가상자산 금지국' 중국의 시장 참여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될 전망이다. ETF를 승인받은 발행사 3곳 중 2곳이 중국계이기 때문이다.

홍콩 비트코인 ETF 발행사인 하비스트펀드는 본사가 중국 베이징인 자산 관리 회사다. 또 차이나AMC는 중국 최대 펀드인 화샤기금으로, 모회사는 중신증권이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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